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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구경 인파에 ‘무증상 확진자’ 같이 있다면?…‘상춘객’ 주의보

입력 | 2020-03-14 08:56:00

오는 27~29일 개최 예정인 하동 화개장터 벚꽃축제가 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됐다. 사진은 벚꽃길. © 뉴스1


“그게 무슨 의미가 있니?”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럽에서 빠르게 전파되면서 지난 11일 무관중으로 발렌시아와 아탈란타의 축구 경기가 진행된 가운데, 경기장 밖에 수만 명의 축구팬이 모여들면서 자아내는 궁금증이다.

많은 인파가 모이는 장소가 경기장 안에서 밖으로 바뀌었을 뿐 이들은 오히려 경기장 안에서보다 더 가깝게 모여 확성기를 이용해 소리를 지르는 등 응원을 펼쳤기 때문이다. 코로나19는 감염자 비말(침방울)이 다른 사람 호흡기로 들어갈 경우 발병하는 특성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오히려 경기장 내부 곳곳을 철저히 살균 소독하고, 경기장 외부 및 입장 게이트에 열화상탐지카메라를 설치해 이상 온도가 감지될 경우 입장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이 더 안전하지 않았겠느냐는 지적이다.

이같은 우려는 곧 국내에서도 현실화 될 수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한 전국 지자체들이 당장 3·4월 예정된 축제를 취소하거나 연기했지만, 방역당국이 권고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피로감을 느낀 시민들이 꽃 구경을 나가지 않겠느냐는 이유에서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바이러스의 전파를 막기 위해 사람과 사람간 접촉을 최소화하는 근본적 방역 방법이다.

일례로 국내 최대 규모 봄꽃 축제로 이달 말 개최 예정이던 진해 군항제에는 매년 수백만명의 상춘객이 방문하곤 했다. 지난해 군항제를 다녀간 관람객 수는 400여 만명이다.

올해로 16년째를 맞이한 여의도 봄꽃축제도 많은 이들이 오기는 마찬가지다. 서울 영등포구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총 520만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이미 섬진강변을 따라 매화가 만개한 전남 광양의 매화축제에도 매년 100만명이 몰리곤 했다.

이에 코로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벚꽃 구경을 나오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당장 창원시도 올해 수십 만명의 관광객이 봄꽃을 보러 올 것으로 전망했다.

각 지자체는 이처럼 몰려오는 상춘객을 막을 방법이 없는 만큼 방역과 의료진 배치 등 추가 대비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 주말 경남 하동군에서는 드론을 활용해 일부 방역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 구례군은 산수유사랑공원입구와 산수유마을로 유명한 반곡마을, 현천마을 등 총 3개소에서 체온측정을 실시하고 숙박과 음식업소 등에는 마스크와 손소독제 등 방역물품을 배부했다.

다만 상춘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루지는 않더라도 ‘무증상(무자각) 확진자’가 이곳을 찾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공중 화장실 이용이나 인근 식당 방문시 조심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실제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는데도 여행을 떠났던 확진자도 여럿이었다.

이같은 상황에 광양시는 아예 보도자료를 내고 “코로나19 감염증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인 만큼 올봄에는 가급적 매화마을 방문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한편 방역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관련 이번 주말과 다음주까지 상황을 보고 위험도를 분석해 다시금 관련 입장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전국종합=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