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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새 시즌 프리뷰⑤] 대구FC, “아쉬움 잊었다…더 강한 우릴 기대하라”

입력 | 2020-03-16 05:30:00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지역을 연고로 둔 대구FC는 큰 상처를 입은 시민들과 팬들을 위해 최선의 경기력을 다짐하고 있다. 최우선 과제인 6위권 진입과 아시아 클럽 대항전 출전은 물론, 우승까지도 넘본다는 하늘빛 전사들의 의지가 강하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1 시민구단 대구FC의 2019시즌은 뜨거웠다. 가장 이상적인 ‘한국형 축구전용경기장’으로 평가받는 DGB대구은행파크에서 하늘빛 전사들은 당당하게 싸웠다. 평균관중 1만 명 시대를 개척한 대구는 시즌 내내 매서운 전진으로 상대를 두렵게 했다. 비록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으나 ‘거함’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를 출중한 경기력으로 물리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의 기억도 생생하다. 다만, 마지막 방점은 찍지 못했다. 대구는 정규리그를 5위로 마쳤고, FA컵 우승에도 실패해 올 시즌 아시아 클럽무대에 설 수 없다.

올 시즌의 목표는 분명하다. ACL 출전권 확보라는 1차 목표를 넘어 우승까지 넘보겠다는 다부진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대구의 정상 도전에는 또 다른 의미도 있다. 중국 우한에서 발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국내에서 가장 큰 고통을 겪은 도시가 대구다. 상처받은 시민들을 최상의 퍼포먼스로 달래주겠다는 각오다.

대구는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전부터 새 시즌 준비에 열을 올렸다. 사우디아라비아로 갑자기 떠나버린 안드레 감독(브라질)의 뒤를 이어 이병근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았다. 국가대표 골키퍼 조현우(울산 현대)가 이탈하는 변수가 생겼지만 모든 포지션에서 착실한 전력 수급으로 무게를 높였다.

K리그에서 산전수전을 전부 경험한 베테랑 골잡이 데얀(몬테네그로)을 FA(자유계약선수)로 영입했고, ‘다용도 미드필더’ 이진현과 지난해 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준우승 주역인 측면 수비수 황태현, 올림픽대표팀 중앙수비수 김재우 등을 데려왔다. 끊임없이 해외 진출설이 나돈 브라질 공격수 세징야와 타 팀들이 눈독 들인 ‘영건 콤비’ 정승원, 김대원의 잔류는 대구에게 큰 힘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일정을 다소 앞당겼으나 중국 쿤밍과 경남 남해에서 진행한 동계전지훈련도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다양한 전략 옵션을 마련했고, 팔색조 전술로 언제나 결실(득점과 승리)을 맺을 수 있는 강한 팀이 됐다.

정규리그 개막이 무기한 연기된 가운데 대구는 가장 안전한 클럽하우스에서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바이러스 감염 우려로 외출 및 외박을 자제해야 하는 단조로운 일상이지만 선수단 분위기는 전혀 가라앉지 않았다. 대구 코칭스태프는 데얀의 역량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맞춤형 전술을 마련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확보했다며 마냥 나쁠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 감독대행에게도 올해는 굉장히 중요한 시기다. 2018년 수원 삼성에서 ‘대행’을 경험한 그는 지난해 수석코치로 대구와 동행을 시작했고, ‘지휘관’으로서 다시 도전에 나선다. 그는 “겸손히 준비하고 있다”고 몸을 낮추면서도 “프로는 성적으로 말한다. 성과를 내야 좋은 평가도 얻는다. 전력 보강이 알찼다. 우리의 장점을 높이려 노력했다. 최대한 높은 곳으로 향한다”고 의지를 다졌다.

대구 구단은 ‘팬 스킨십’을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 홈구장에 보조 전광판을 설치했고 메가 스토어를 확충했다. 장내 모든 스탠드에서 생생한 경기 영상을 스크린으로 접하도록 하고, 최대한 많은 이들이 불편 없이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모든 부분에서 만점을 지향하는 대구는 ‘아쉬움’이 아닌, ‘창대한 끝’을 바라보고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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