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원이자 국영 부동산개발업체 화위안(華遠)그룹 회장을 지낸 런즈창(任志强). (뉴욕타임스) ©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관련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비판한 중국 5대 부동산 거물 런즈창(任志强)이 수일째 행방이 묘연한 상태라는 보도가 나왔다.
15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원이자 국영 부동산개발업체 화위안(華遠)그룹 회장을 지낸 런즈창의 지인들은 “12일 이후 그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 벌써 사흘이 지났다”고 말했다.
런즈창의 절친한 친구이자 사업가인 왕잉은 로이터에 “많은 친구들이 그를 찾고 있다”면서 “런즈창은 공인이다. 그의 실종 사실이 널리 알려져 있다. 책임 있는 기관이 가능한 빨리 합리적이고 합법적인 설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런즈창은 지난달 23일 미국 웹사이트 ‘차이나 디지털 타임스’에 시 주석이 중국 전역의 당정 간부 17만명과 화상회의를 연 것을 비판하는 글을 썼던 인물이다.
평소 중국 정부를 공개적으로 비판해 ‘런대포’(Cannon Ren)로도 불리는 그는 시 주석을 직접 거론하지 않은 채 “내 눈에는 새 옷(new clothes)을 선보이는 황제가 아니라, 벌거벗은 채 스스로를 황제라고 주장하는 광대만 보였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당내 ‘지배구조의 위기’가 드러났다”며 “중국에는 언론과 표현의 자유가 없어 발병을 빠르게 수습하지 못해 사태가 악화했다”고 지적했다.
런즈창이 정부를 비판하다 위험에 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6년에도 “관영 매체는 당이 아닌 인민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가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계정을 폐쇄당하고, 당으로부터 1년간 집행유예 처분을 받기도 했다.
해외 웹사이트에 ‘분노하는 인민은 더는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글을 올렸던 쉬장룬(許章潤) 칭화대 법대 교수가 지난달 15일 이후 연락이 두절됐고, 바이러스 진원지인 우한(武漢)의 실상을 외부에 알리던 시민기자 천추스(陳秋實)와 팡빈(方斌)도 비슷한 시기에 실종됐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