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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년만에 MS 경영 손떼는 빌 게이츠

입력 | 2020-03-16 03:00:00

‘나의 시간에 집중하기’ 글 통해 “세계 보건 등 박애 활동 전념”
MS-버크셔 이사회 사퇴하기로… 대주주로 의결권은 행사할 듯




‘컴퓨터 황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주(사진)가 45년 만에 경영 일선을 떠난다.

13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게이츠 창업주는 비즈니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링크트인 페이지에 직접 올린 ‘나의 시간에 집중하기(Focusing My Time)’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MS와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 이사회를 떠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퇴 이유는 “전 세계 보건과 개발, 교육, 기후변화 등 박애적인 활동에 전념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그는 또 “MS와 버크셔해서웨이의 리더십이 지금보다 강했던 적이 없으므로 지금이 자리에서 물러날 적기”라고 덧붙였다.

두 곳과의 인연을 완전히 끊는 것이 아님도 강조했다. 게이츠 창업주는 “(버크셔해서웨이의 회장인) 워런 버핏과 나는 오랫동안 최고의 친구였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 이사로서 우리의 파트너십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버핏 회장은 게이츠 창업주의 후임으로 케네스 셔놀트 전 아메리칸익스프레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올 것이라고 밝혔다.

MS에 대해서도 “이사회에서 물러난다고 해서 회사를 떠나는 게 아니다. MS는 언제나 내 삶의 중요한 일부일 것이고, 회사의 비전과 목표를 위해 사티아 나델라 CEO와도 계속해서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13일 WP 보도에 따르면 나델라 CEO는 성명을 통해 “게이츠와 지속적으로 일하기를 고대한다”고 밝혔다. 금융데이터 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게이츠 창업주는 MS의 주요 주주 중 한 명으로 1.36% 지분을 갖고 있다. 이사회를 떠나서도 대주주로서 주요 의결권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게이츠 창업주는 하버드대 응용수학과를 중퇴한 뒤 1975년 유년 시절 친구였던 고(故) 폴 앨런과 MS를 창업했다. IBM사에 최초의 운영체제인 MS-DOS를 판매하면서 글로벌 소프트웨어 시장을 처음 열었다. 2008년 MS 회장직에서 은퇴하고 이사회 의장직으로만 남으며 아내와 함께 1994년 설립한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 운영에 집중해 왔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게이츠 창업주는 아마존 창업주인 제프 베이조스에 이어 세계 2위의 부호다. 전 재산은 15일 현재 기준 1036억 달러(약 126조 원)다. 그간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을 통해 350억 달러 이상을 기부했다.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개발 및 빈곤국 치료 지원을 위해 1억2500만 달러를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