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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번 빨아도 성능 그대로’…KAIST, ‘나노섬유 마스크’ 개발

입력 | 2020-03-16 11:53:00

열십자로 정렬된 나노섬유 필터를 삽입한 면마스크 예다. 면마스크 별도 반복 세척 및 나노섬유 필터의 반복적인 소독 교체 가능하다.KAIST 제공


최대 20회까지 빨아도 성능이 떨어지지 않는 나노섬유 마스크를 국내 연구팀이 개발해 제품화까지 마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KAIST는 김일두 신소재공학과 교수팀이 20회까지 세탁해도 필터의 효율이 94% 유지되는 새로운 나노섬유 필터(멤브레인)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팀은 지난해 교원 창업회사를 설립해 하루 평균 1500장 마스크 필터를 제조할 수 있는 설비도 구축한 상태로, 코로나19 사태로 빚어진 마스크 대란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 교수팀은 나노섬유의 정렬 방향을 제어해 열십(十)자 형태의 필터로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특별한 방향 없이 마치 머리카락이 엉키듯 섬유가 무작위로 엉킨 형태인 기존 나노섬유 필터보다 여과 효율과 통기성이 높다. 김 교수팀은 구멍이 100~500nm(나노미터, 1nm는 10억 분의 1m)인 미세한 필터를 만드는 기술을 확보하고, 여기에 섬유 종류와 두께, 밀도 등을 조절해 KF80~KF95까지 성능을 낼 수 있는 필터를 만들었다.

열십자로 정렬한 형태로 제조한 필터의 모습이다. 섬유가 무작위로 엉킨 형태보다 통기성과 여과 효율이 높아. KAIST 제공


이 필터는 에탄올을 이용해 살균 세척을 20번 반복해도 여과효율이 94%까지 유지됐고, 손세탁을 하거나 4000번 구부려도 구조가 변하지 않아 내구성도 좋았다.

연구팀은 지난해 2월 교원창업회사 ‘김일두연구소’를 설립해 이 필터를 하루 1500매 생산하는 제조 시설도 구축한 상태다. 김 교수는 “마스크 품귀 문제와 마스크 폐기에서 발생하는 환경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며 “식약처 승인 등의 절차를 거쳐 제품화한 후 곧 양산 설비 증설을 통해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신영 동아사이언스기자 ashill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