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언제쯤 끝날까. 이번 사태를 세계보건기구(WHO)보다 빨리 예측한 인공지능(AI)이 코로나19 종식도 예견할 수 있을까.
코로나19 사태를 최초로 예측한 곳은 캐나다의 AI 의료 플랫폼 업체 ‘블루닷’(BlueDot)이다. 블루닷은 지난해 12월31일, WHO는 올해 1월9일에 확산 경고를 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9일이나 먼저 코로나19의 위험성을 감지한 것이다. 과학·의료계는 코로나19의 시작을 감지한 AI에 종식 전망도 기대하는 분위기다.
17일 카이스트(KAIST) 전산학부 교수이자, 기초과학연구원(IBS) 수리 및 계산과학 연구단 연구책임자(CI)인 차미영 교수에 따르면 AI는 이미 코로나19의 초기 탐지와 확진, 전파 예측까지 전(全) 과정에서 활약 중이다.
폐에 감염을 유발할 수 있는 여러 요인들 중 코로나19에 의한 손상만을 명확히 구분해내는 건 의료진에게도 쉽지 않은 일로, 이 AI는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82.9%의 정확도로 분석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중국의 IT기업 알리바바는 폐 CT를 통한 AI 검진시스템을 지난 2일부터 실전에 도입해 눈길을 끌었다. 알리바바의 AI는 20초 만에 96% 정확도로 확진자를 분별해냈다. 이는 의료진의 진단 업무 효율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환자와의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해 의료진을 바이러스 감염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도록 했다.
코로나19에 취약한 나라를 추론함으로써 WHO가 인력과 자원을 낭비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AI가 강구했다. 지난 2월20일 프랑스 소르본대 연구팀은 아프리카 대륙의 코로나19 발병 위험을 분석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아프리카 국가들과 중국 간 항공 운항 횟수를 토대로 바이러스가 상대적으로 빨리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를 찾아냈다. 이후 국가별 보건 능력을 측정할 수 있는 지표들을 통해 WHO 지원이 시급한 국가를 선별했다.
기본적으로 기존 코로나바이러스(사스·메르스)가 겨울에 정점을 찍고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약화되는 경향을 보였던 만큼 이런 데이터를 분석한다면 4~5월에 접어들며 코로나19 감염 양상이 어떻게 변화할지 추측할 수 있다. 차 교수는 “바이러스 확산 추이를 예측하는 건 불안해진 경제·사회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이미 우리도 AI를 활용한 코로나19 대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네이버(클로바)는 경기 성남시의 코로나 능동 감시자에게 하루 2번씩 자동으로 전화를 걸어 발열과 호흡기 증상 등을 확인하는 AI 기반 음성봇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업 씨젠은 진단 키트 개발에, 뷰노와 JLK인스펙션은 폐 질환 엑스레이(X-ray)를 수초 내 판독하는 일에 AI를 활용했다.
또 다른 기업 디어젠은 AI를 활용해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 등을 코로나19 후보 약물로 제시했다. 아론티어도 AI 기반 신약 후보 물질 연구를 진행 중이다.
지난 13일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이 미국과 호주 등 11개국 과학기술 장관 및 자문관들과 함께 코로나19 대응방안을 논의하는 유선회의(과학기술협력회의)에서도 AI 프로그램 도입은 주요 사안으로 꼽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