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매체 “바이오기업 큐어백 CEO, 백악관 방문뒤 경질… 美-獨 갈등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유망한 독일 바이오기업 큐어백을 두고 미국과 독일 정부가 대립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이 회사에 최대 10억 달러(약 1조2500억 원)의 자본을 대는 조건으로 연구 결과에 대한 독점적 권리 보장을 원하자 독일 정부가 강력 반발하고 있다고 양국 언론이 잇따라 보도했다.
독일 주간지 벨트암존타크는 15일 독일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미 대통령이 미국을 위해 큐어백 백신의 독점사용권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그가 백신을 구하려고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지만 오직 미국을 위해서만 그러고 있다”고 비판했다.
2일 대니얼 메니첼라 큐어백 최고경영자(CEO)는 미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책회의에 참석했다. 이 회의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의 코로나19 총책임자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모두 참석했다. 하지만 9일 후 큐어백은 별다른 배경 설명 없이 CEO를 매니첼라에서 창립자 잉마어 회어로 교체한다고 발표했다. 갑작스러운 CEO 교체 배경에 양국 정부의 갈등이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독일 정부는 발끈하고 있다. 이날 페터 알트마이어 경제장관은 방송 인터뷰에서 “독일은 파는 게 아니다(Germany is not for sale)”라고 주장했다. 호르스트 제호퍼 내무장관 역시 앙겔라 메르켈 총리 등이 참석하는 23일 정부 정례 회의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를 라우터바흐 사민당 하원의원은 트위터에 “어떤 수단을 쓰더라도 미국으로의 백신 독점 판매를 막아야 한다. 자본주의는 능사가 아니다”라고 가세했다.
이날 AP통신은 미 국립보건원(NIH)이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