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후보 TV토론서 공방… 모두 여성 부통령 도입 뜻 밝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가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15일 조 바이든 전 부통령(78)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79)의 첫 양자 TV토론은 감염 우려로 당초 예정됐던 서부 애리조나에서의 공개 토론회 대신 수도 워싱턴의 CNN방송 스튜디오에서 방청객 없이 진행됐다. 고령의 두 후보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지침에 따라 6피트(약 1.8m) 떨어진 위치에 멀찌감치 자리를 잡았다. 토론 시작 전 악수도 팔꿈치를 맞대는 인사로 대신했다. 두 후보의 대기실에도 대량의 손 소독제가 놓였다.
두 후보는 코로나19 대책을 두고 거세게 대립했다. 바이든 후보는 “세계보건기구(WHO)에 진단 키트를 요청하고 미 전역에 더 많은 진단 센터를 설치하겠다. 더 많은 병원 침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입이 줄거나 사업이 중단되는 동안 대출금 갚을 능력을 상실한 사람들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지원 필요성도 언급했다.
이에 바이든 후보는 “(유럽에서 확진자가 가장 많은) 이탈리아가 정부 주도의 단일보험체계의 한계를 노출했다”며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는 지원 법안을 통과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샌더스 후보 또한 “법안에 구멍이 너무 많아 그런 대응은 역부족”이라고 받아쳐 격한 설전이 오갔다.
두 사람은 모두 러닝메이트인 차기 부통령 후보로 여성을 뽑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바이든 후보는 “미래에 대통령이 될 자격이 있는 여성이 많다. 부통령 후보로 여성을 지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샌더스 후보 역시 “진보적 여성이 많아 그 방향으로 움직이고자 한다”며 성별만 여성이 아닌 진보 성향이 강한 여성 후보를 고르겠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