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성남 은혜의강 교회 무더기 확진 예배 자제 움직임에도 1, 8일 강행… 100여명 붙어 앉아 소리치며 기도 서울-인천-충남 거주도… 확산 우려 교인과 접촉한 70대 여성 확진
8일 경기 성남시 은혜의강 교회 광계자들이 예배에 참석한 교인들의 입에 분무기로 소금물을 뿌리고 있다. 교회 측은 교인들을 소독하려고 소금물을 뿌렸다고 해명했으나 보건당국은 오히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부추기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경기도 제공
16일 오전 경기 성남시 수정구 은혜의강 교회 일대에서 만난 한 주민은 이같이 말했다. 굳게 닫힌 교회 출입문에는 “8일 예배에 코로나19 감염자가 다녀간 사실이 확인돼 22일까지 본당 시설을 폐쇄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출입구와 건물 곳곳에선 방역이 진행됐다. 교회는 건물의 3층 일부(약 56평)를 예배실로, 4층 일부(약 42평)를 식당과 휴게실로 사용했다. 3층 학원의 한 관계자는 “기도 소리가 너무 시끄러워 ‘수업에 방해되지 않게 해 달라’는 취지의 글을 써서 교회에 붙여 놓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16일 오후 11시 현재 은혜의강 교회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는 49명이다. 이날 교인 등 추가 확진자 43명이 나왔다. 서울 구로구 콜센터에 이어 수도권 집단 감염 사례로는 두 번째로 확진자가 많다.
○ 교인들 입에 같은 분무기로 소금물 뿌려
경기도는 지난달 28일 종교 대표자 간담회를 열고 기독교 등 5개 종단 대표 8명에게 집회 자제와 연기를 요청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은혜의강 교회는 예배를 진행했다. 예배 시작 전에는 교인들을 소독한다며 입에 일일이 분무기로 소금물을 뿌렸다. 하지만 이런 방식의 대처는 오히려 감염 위험을 키운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희영 경기도 코로나19 긴급대책단 공동단장은 16일 정례 브리핑에서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교회 측이 예배 전 예배실 입구에서 교인의 입에 분무기로 소금물을 뿌렸다. 잘못된 정보로 인한 인포데믹(정보감염증) 현상으로 본다”며 “첫 확진자 입에 분무기로 소금물을 뿌리고 소독하지 않은 채 다른 참석자의 입에도 뿌렸다. 사실상 직접적인 접촉과 다름이 없다”고 말했다.
○ 서울, 인천, 충남에서도 교인 확진자 발생
은혜의강 교회 담임목사인 김모 목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 사회, 교회에 누를 끼쳐 죄송하다. 주일 낮 예배만 남긴 상태에서 (종교) 행사를 줄여가고 있었는데, 어쨌든 논란의 중심에 (우리 교회가) 서게 됐다”며 “담임 목사이니 책임과 비난을 감수하겠다”고 말했다.
수도권에선 집단 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16일 오후 11시 현재 구로구 콜센터에선 직원 89명과 접촉자 48명 등 137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콜센터 직원인 확진자가 예배에 참석했던 경기 부천시 생명수교회에서는 15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3일 경기 수원시 생명샘교회에서도 10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또 동대문구 동안교회와 세븐PC방을 중심으로 발생한 연쇄 감염으로 26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지난달 20∼22일 열린 교회 수련회에 참가한 6명이 확진 판정을 받고 이들의 가족과 지인 3명도 확진자로 판명됐다. 수련회 참가자가 들렀던 PC방에서 8명이 추가로 감염됐다.
:: 인포데믹(infodemic) ::
잘못된 정보나 소문이 미디어, 인터넷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는 현상. 정보(information)와 전염병(epidemic)의 합성어.
잘못된 정보나 소문이 미디어, 인터넷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는 현상. 정보(information)와 전염병(epidemic)의 합성어.
홍석호 will@donga.com / 성남=신지환·이경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