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약발 안통하는 글로벌 양적완화
15일(현지 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 활주로에 비행기들이 멈춰 서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인한 수요 감소로 독일 항공사 루프트한자는 항공편 운항 절반을 감축하기로 했다. 프랑크푸르트=AP 뉴시스
○ 연준 ‘제로 금리’ 초강수… 중일도 돈은 풀지만
15일(현지 시간) 연준은 이날 기준금리를 1.00∼1.25%에서 0.00∼0.25%로 1%포인트 전격 인하하며 금리를 2015년 이후 5년 만에 ‘제로 금리’ 수준으로 떨어뜨렸다. 이달 3일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한 연준이 한 달도 안 돼 기준금리를 1%포인트 내리는 ‘빅컷’을 두 번이나 단행한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연준은 코로나19 위기가 금융위기로 번지지 않도록 금리 인하와 함께 시장에 돈을 푸는 양적확대 처방전을 동시에 꺼냈다. 16일부터 5000억 달러 규모의 국채와 2000억 달러 규모의 주택저당증권(MBS)을 각각 매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우리는 금리뿐만 아니라 유동성 조치로 매우 강하게 대응했다”고 말했다.
일본은행도 당초 18, 19일 열 예정이던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앞당겨 16일 열고 3년 만에 추가 금융완화 조치를 결정했다. 일본은행이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앞당겨 개최한 것은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한 2011년 3월 이후 9년 만이다. 일본은행은 현재 연간 6조 엔(약 69조 원) 규모인 상장지수펀드(ETF) 매입액을 두 배인 12조 엔으로 늘렸다. 기업의 자금 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기업이 발행하는 기업어음(CP) 및 회사채도 2조 엔을 추가로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0.1%인 기준금리는 추가로 더 내리지 않기로 했다.
○ “서너 배 더 큰 뭔가가 필요하다”
위기의 본질인 실물경제 침체의 골은 앞으로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2분기(4∼6월)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전기 대비 0.7%에서 ―5%로 하향 조정했다. 하반기에 회복된다고 해도 올해 성장률이 당초 예상(1.2%)에 크게 못 미치는 0.4%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역시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월가를 중심으로는 통화정책을 넘어 각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재정정책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경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코로나19 검진 및 차단 방지 능력과 함께 중앙은행의 유동성 유지 노력, 수요 확대를 위한 재정 부양 등 입체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미 의회가 500억 달러(약 61조 원) 규모의 초당적 패키지 지원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피해를 본 기업,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 등을 지원하는 추가 대책이 따라야 효과를 볼 것이라는 취지다.
파월 의장은 “마이너스 정책 금리가 적절한 정책 대응이 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재정정책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