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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29일 앞두고 터진 ‘한선교의 난’…통합당 ‘골머리’

입력 | 2020-03-17 13:46:00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악수 하고 있다. 미래한국당은 4·15 총선에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적용됨에 따라 자유한국당이 만든 비례대표용 위성 정당이다. 2020.2.5/뉴스1 © News1


총선을 29일 앞둔 17일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 후보자 공천을 둘러싸고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이 갈등을 빚고 있다.

통합당은 준연동형비례대표제에 반발하며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창당했다. 하지만 정당법상 다른 정당인 만큼 미래한국당의 뜻하지 않았던 반란에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하며 고심하는 모습이다.

갈등의 시작은 미래한국당이 지난 16일 통합당(자유한국당) 때 영입한 인재를 비례대표 당선권인 20번 밖에 대거 배치하면서다. 통합당의 비례대표 선출을 위해 만든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 정작 전신인 자유한국당 영입 인사를 배척한 상황이 됐다.

이에 황교안 대표 등 지도부는 문제가 심각하다고 보고 있으나 해결책을 찾지는 못하고 있다. 당 지도부는 ‘심히 유감’ 이라는 입장은 밝혔지만 염동열 인재영입위원장의 전날 반박 입장문 이후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정당법상 다른 당의 공천에 관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심재철 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래한국당 관련) 이것저것 논의할 건데 좀 더 두고보자”며 “방향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 핵심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은 별개의 정당이지 않냐”며 “미래한국당에서 하는 공천 작업에 통합당 최고위가 왈가왈부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통합당 지도부의 이같은 반응은 황 대표 등 지도부가 나서 미래한국당의 공천을 지적할 경우 정당법상 문제가 될 뿐 아니라 위성정당과 관계에서 공천 잡음이 커지면 지지층이 분열해 총선 국면에서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통합당의 지역구 공천 과정에서 컷오프(공천배제)에 반발하며 무소속 출마가 잇따르고 있을 뿐 아니라 지도부의 공천 재의 요구 속 공관위원장이 사퇴하는 등 애초 내건 ‘혁신 공천’의 의미가 빛을 바라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황 대표가 직접 공을 들였던 선거대책위원장 인선마저도 실패하면서 총선이 30일도 안남은 상황에서 지도부가 받은 타격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당 내부에서는 이러다가 탈환을 노렸던 수도권 선거에서 참패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통합당 지도부는 미래한국당의 공천 과정에 직접 나서기 보다는 통합당에서 합류한 김성찬, 이종명, 정운천 최고위원과 조훈현 사무총장 등을 통해 한 대표와 문제를 수습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 대표를 제외한 미래한국당 지도부는 전날 비례대표 공천자 의결을 위해 소집된 최고위원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 최고위원 등은 이날 오전에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비공개 회동을 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미래한국당 한 최고위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조금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비례대표 후보자에 대한 여러가지 문제점 등이 올라오고 있다”며 “미래한국당은 통합당의 자매정당인데 통합당의 공개영입 인사를 무시하면 누가 영입이 되겠느냐, 그분들을 구제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한 대표는 현재 숙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래한국당 당헌에 따르면 비례대표 후보자 추천안을 최고위에서 의결하지 못하면 공관위원 3분의2 의상 동의로 결정할 수 있는 만큼 조만간 결판이 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편, 통합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비공개 최고위원회를 열고 대책 마련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추경 예산안 처리 등을 위한 국회 본회의가 예정돼 있어 언제 열릴지는 미지수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