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회사 스마일게이트의 백민정 상무는 ‘크로스파이어’의 첫 IP(지식재산권) 영화화 작업을 시작한 2015년을 돌이키며 ‘맨땅에 헤딩’이라는 말로 표현했다. 2007년 출시돼 전 세계에서 약 10억 명의 회원을 거느린 이 게임은 세계 각국의 특수부대에서 아픈 과거를 가지고 전역한 이들이 소속된 국제 용병회사와 테러 단체 간 전투를 다룬 1인칭 슈팅 게임이다. 최근 영화 ‘분노의 질주’ 시리즈를 만든 미국 할리우드의 영화제작사 오리지널필름과 배급사 소니픽처스엔터테인먼트가 이 게임의 영화 제작을 결정했다. 한국 게임이 할리우드 영화로 만들어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크로스파이어’ 중국 테마파크
관객을 끌어 모을 수 있는 소재에 목마른 할리우드에 게임은 새로운 가능성을 가진 소재의 저장고로 평가받는다. 최근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등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게임은 주기적으로 업데이트돼 저작권의 수명을 늘릴 수 있고, 이용자들의 충성도가 높다. 게임 캐릭터를 소재로 영화나 드라마적 상상력을 덧붙여 새로운 스토리로 발전시킬 수도 있다. ‘레지던트 이블’ ‘툼 레이더’처럼 시리즈로 성공한 사례도 있어 콘텐츠 제작 업계는 여전히 게임을 기반으로 한 영화 제작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소니픽처스는 게임사 인수를 통해 다양한 게임의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다. 플레이스테이션의 인기 게임 ‘언차티드’는 톰 홀랜드가 주연을 맡아 소니픽쳐스 영화로 올해 촬영에 돌입한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헨리 카빌이 주연을 맡은 오리지널 시리즈 ‘더 위쳐’를 공개했다. ‘더 위쳐’는 폴란드 작가 안제이 사프콥스키가 1993년 처음 출간한 판타지 소설이 원작이다. 이 작품은 2007년 게임으로, 지난해 넷플릭스 시리즈로 장르를 오가며 사랑받고 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