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水産혁신, 바다에서 미래를 연다/동아일보-해양수산부 공동 기획] 스마트 양식 시범 운영 3년째 녹차참숭어 조합 박이진 대표
경남 하동군에서 참숭어 가두리 양식장을 운영하는 박이진 하동 녹차참숭어 영어(營漁)조합법인 대표(51)는 5년 전 여름 ‘가슴이 찢어지는 일’을 겪었다. 남해안에 적조가 확산돼 수온이 상승하면서 3년을 기른 녹차참숭어 300t가량이 폐사한 것. 박 대표는 “어류 생존의 관건인 수온이나 용존산소량 등을 체계적으로 측정할 장비가 전혀 없어 감에 의존하다 낭패를 본 것”이라고 했다.
그의 불안이 해소된 건 최근이다. 해양수산부와 국립수산과학원이 2018년부터 그가 운영하는 2.7ha 규모의 양식장 중 0.44ha를 제공받아 스마트양식 시범 운영에 들어간 것. 박 대표에 따르면 0.44ha 규모 양식장의 2016년 생산량은 150t이었지만 지난해엔 400t으로 급증했다. 폐사율도 기존 대비 90% 이상 줄었다. 박 대표는 “주변 양식장 운영자들도 제 양식장 전광판에 표시된 수온 등의 수질 정보를 보고 양식에 참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동군 내 다른 어민들이 운영하는 양식장에도 이르면 올해 안에 스마트양식 시설이 구축될 예정이다. 하동군이 지난해 8월 해수부의 스마트양식 시설 기반 구축 사업 주관 지자체로 선정된 것. 하동군은 국비 9억 원 등 30억 원을 투입해 양식장 10곳에 관련 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들 양식장엔 사육환경 관측 장치, 사료 자동 공급장치 등이 설치된다. 박 대표 역시 자신의 양식장에 이들 장비를 설치해 올해부터는 직접 스마트양식에 나설 계획이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