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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지코 돌풍 부른 ‘댄스 챌린지’… 그안에 게이미피케이션 전략 녹아 있었네

입력 | 2020-03-18 03:00:00

누구나 클릭 몇 번으로 동영상 뚝딱
자발적으로 춤영상 올리고 해시태그
플랫폼 ‘틱톡’과 협업한 것도 주효
“소비자 참여 캠페인에 활용할 만”




래퍼 지코(ZICO)의 ‘아무노래’ 인기 돌풍에 숨겨진 전략은 무엇일까. 올해 1월 13일 공개된 이 노래는 발매 즉시 각종 음원 사이트 정상을 석권하며 올해 가장 ‘핫’한 디지털 콘텐츠의 하나로 떠올랐다. 유튜브에 올라가 있는 공식 뮤직비디오의 조회수는 단 3주 만에 1500만 뷰를 돌파하며 인기를 증명했다.

이 돌풍의 중심에는 ‘댄스 챌린지’가 있다. 각종 소셜미디어상에서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노래에 맞춰 춤추는 자신의 영상을 릴레이로 올리고, 해시태그를 다는 게 유행처럼 번져 나가면서 불을 지핀 것이다. 누구나 간편하게 클릭 몇 번으로 자신만의 특별한 버전의 동영상을 만들어 올릴 수 있는 플랫폼 ‘틱톡(TikTok)’과의 협업도 열기를 부채질했다.

이렇게 사용자들이 서로 경쟁하듯 비슷한 콘텐츠를 자신만의 버전으로 만들어 올리는 움직임에는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 전략이 녹아 있다. 게이미피케이션이란 소비자들이 게임하듯 쌍방향으로 소통하면서 특정 캠페인에 활발히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 중에는 사용자들이 더 몰입하도록 만드는 전략, 더 성취하도록 만드는 전략, 더 네트워킹 하도록 만드는 전략 등이 있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이런 게이미피케이션은 사람들의 브랜드 참여도를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2019년 핀란드 탐페레대와 투르쿠대의 공동 연구진은 게이미피케이션이 온라인 브랜드 커뮤니티에서 유저들의 활발한 활동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실증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해당 연구는 샤오미와 화웨이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824명의 유저를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로 진행됐다. 설문 결과 유저가 더 몰입하게 만드는 게이미피케이션 전략은 입소문을 퍼뜨리는 데 효과적이었다. 몰입도가 커진 유저가 브랜드 관련 정보를 다른 사람에게 활발히 알리고 다니는 경향을 보인 것이다. 또한, 더 많은 네트워킹이 일어나도록 만드는 게이미피케이션 전략은 커뮤니티 내 소속감을 키우는 효과가 있었다. 비슷한 취향을 가진 소그룹이 자발적으로 생겨나도록 하거나, 팀 단위로 경쟁을 시켜 다른 사람들과 부대끼게 함으로써 해당 커뮤니티에 속해 있다는 느낌을 강화할 수 있었다.

지코의 아무노래 챌린지의 성공 배경에도 이런 게이미피케이션 전략이 있었다. 챌린지의 빠른 확산을 이끈 틱톡은 개별 영상을 15초로 제한한 대신, 누구나 쉽게 클릭 몇 번으로 영상에 특수효과를 넣을 수 있도록 해줬다. 그 결과 ‘영알못’(영상 편집을 전혀 못하는 사람)이라도 남이 올린 콘텐츠를 ‘자기화’해서 챌린지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이 과정에서 콘텐츠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콘텐츠에 더 몰입하게 됐고, 다른 사람들과 좋아하는 콘텐츠를 함께 소비하는 경험을 통해 소속감도 높일 수 있었다.

대중에게 사랑받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면 이처럼 소비자의 심리를 자극해 참여를 이끄는 게이미피케이션 접근을 취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나아가 소비자 주도형으로 움직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은 기업, 소비자 관여를 이끌어내는 캠페인을 만들고 싶은 기업이라면 관련 기법들을 적재적소에 활용해 볼 것을 제안한다.

이승윤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seungyun@konkuk.ac.kr
 
정리=김윤진 기자 truth3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