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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코로나가 ‘새로운 일상’인 시대 대비한 매뉴얼 만들자

입력 | 2020-03-18 00:00:00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방역을 ‘새로운 일상’의 일부로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 됐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그제 “전문가, 외국 전망을 종합했을 때 코로나19가 단기간에 소멸되기는 어렵다”며 “장기전에 대비해 생활 속 방역수칙 준수가 당연시되는 새로운 일상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국민이 그간 학교를 멈추고 사회활동을 중단하며 지켜온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한 달을 채우는 4월 초 이후로도 ‘일상적 방역’은 이어져야 한다는 얘기다. 이를 위한 준비는 지금부터 필요하다.

무엇보다 직장과 학교, 종교기관 등에서 지치지 않고 지켜나갈 방역 매뉴얼이 필요하다. 가령 △아프면 쉬기 △온라인·재택근무가 가능한 유연한 근무 형태 △고위험군 감염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 △개인 위생수칙 준수 등 그간 우리 사회에서 당연하지 않게 여겨졌던 일들을 일상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 사상 초유의 4월 개학을 맞는 학교에서도 증상이 생기면 즉시 조퇴를 하거나 거리를 두는 등 현장에서 실행할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 저학년일수록 위생교육을 철저히 하고 점심은 식당이 아닌 교실에서 먹게 하며 많은 학생이 복도, 운동장, 정문 등에서 뒤섞이는 것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대비해 놓아야 한다.

알기 쉬운 매뉴얼과 가이드라인은 뒤늦게 코로나19와의 전쟁에 뛰어든 미국이 먼저 만들어 가고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앞으로 8주간 50명 이상 모이는 행사는 열지 말라고 권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 ‘미국인이 향후 15일간 따를 가이드라인’이라며 10명 이상 모임과 외식을 피하고 외출과 사교적 방문도 자제하며 개인 위생수칙을 지키라는 등의 내용을 직접 발표했다.

국내 신규 확진자는 어제 84명으로 사흘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했지만 교회 PC방 등 산발적 집단 감염이 이어지는 상황이어서 방역의 고삐를 늦출 수 없다. 치료약도 백신도 없는 감염병에 대한 대응은 ‘가보지 않은 길’의 연속이다. 확실한 것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됐다고 방심한 그 어느 날, 과거의 일상으로 돌아간다면 언제든 대유행은 다시 시작될 수 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