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범죄예방 디자인의 진화 양주시 ‘안심마을’ 범죄 10% 감소… CCTV 등 감시 시설 증설 위주에서 주민 참여활동 유도 등 영역 확대… 항만 주택가 등 지역 맞춤사업 실시
오랜 기간 폐가로 방치됐던 경기 양주시 은현면 봉암리의 주택(위 사진)들이 범죄예방디자인 사업으로 철거되고 마을 휴식공간으로 바뀌었다. 양주시 제공
경기도는 17일 ‘범죄예방 도시환경디자인 기본계획 및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범죄예방 도시환경디자인 조례에 따라 5년마다 기본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그동안 범죄취약 지역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는 등 감시 기능을 강화하는 데 집중했다. 물리적인 환경변화가 범죄를 예방하는 데 가장 효과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014년부터 125억 원을 투입해 ‘안양3동 범죄예방사업’ 등 26곳의 사업을 진행했다.
반면 올해부터는 주민들이 직접 지역 안전 활동에 참여해 물리적인 환경 개선과 함께 정서적인 유대감을 강화할 수 있도록 추진한다. 주민들이 스스로 범죄를 예방하는 자율순찰대를 만들거나 지역 환경을 직접 개선한다. 식물을 가꾸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골목길 담벼락에 화분 및 작품이 걸린 갤러리월을 설치한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마을 게시판을 설치해 소식지, 홍보물 등을 게시하고 매월 두 차례 벼룩시장 등을 열어 범죄자가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분위기를 만든다. 경기도 관계자는 “물리적인 환경 변화를 추진한 결과 범죄에 대한 주민들의 두려움이 크게 줄었고 폐가, 쓰레기 방치 등도 사라졌다. 동네 애착도도 높아졌다”며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심리적인 안정감도 얻을 수 있는 범죄예방디자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섬과 해안 지역에선 그동안 배후 주거지역의 노후화로 절도 방화 살인 등의 강력범죄가 이어졌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공간의 기능에 따라 일반인에게 공개된 구역과 접근 규제 구역을 명확히 표기하기로 했다. 또 야간 해상낚시와 수영, 산책 등은 가급적 자제하도록 한다. 밝은 가로등 등을 설치해 해안가 실족 등의 안전사고도 예방한다. 산책로에는 유도등과 보행자등을 설치해 산책로를 걷는 주민과 방문객의 심리적 불안감을 줄인다. 손임성 경기도 도시정책관은 “올해도 5개 시군을 대상으로 범죄예방디자인 사업을 추진한다”며 “범죄로부터 안전한 지역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경진 기자 lk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