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등 최근 확산국가 여행
귀국후 가족에게도 전파 잇달아
여행업계마저 “해외여행 자제”
이탈리아나 프랑스, 스페인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격하게 늘고 있는 국가로 여행을 다녀온 뒤 확진 판정을 받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국가적 차원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을 벌이는 시점에 적절치 못한 해외여행이란 지적도 나온다.
경남 창원에 사는 A 씨(30)는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3일까지 이탈리아와 프랑스 등으로 신혼여행을 다녀왔다. 15일 발열 증상을 느낀 A 씨는 16일 오전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은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경남도 관계자는 “부인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 현재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광주 북구에 거주하는 59세 여성도 17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본인은 해외에 간 적이 없으나 경기 고양에 사는 딸이 스페인 여행 뒤 6일 귀국했다. 이 여성은 6∼8일 딸의 집을 방문했다. 광주에서는 15일에도 남편과 함께 유럽 여행을 다녀온 여성(44)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17일 울산에서도 30대 부부가 확진됐는데, 부인이 이달 초 필리핀 여행을 다녀왔다.
방역당국은 “확진자 부부가 충남도교육청 등 공공기관과 아파트단지가 밀집한 내포신도시에 거주한다. 이동 경로를 파악해 방역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서울과 부산, 전북 군산에서도 해외여행 확진자가 나왔다. 서울에선 프랑스에서 교환학생을 마친 뒤 유럽 여행을 하고 온 20대 남성이, 부산에서는 이달 4일까지 이탈리아와 스페인을 여행한 C 씨(24)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군산에선 이달 초 미국 뉴욕에 있는 아들네를 방문한 60대 부부가 귀국 뒤 17일 확진됐다.
정부는 해외 곳곳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자 19일 0시부터 전 세계 모든 입국자에 대해 특별입국절차를 확대 시행하기로 했다. 앞으로 입국자는 발열과 호흡기 증상 검사를 받고 건강상태 질문서를 작성해야 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17일 0시 기준 출장이나 여행 등 해외 유입을 통한 확진자는 모두 55명이다.
방역당국과 여행사들은 코로나19가 진정 단계에 접어들 때까지 해외여행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 유럽 여행 전문 여행사의 한 관계자는 “특히 유럽은 상황이 심각해 현지에서 대응하기 매우 어렵다”며 “지금 여행을 간다면 결국 그 책임은 본인이 져야 한다고 공지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