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리그 등 재개 시점도 안갯속… 경기는커녕 단체훈련마저 금지 진학-프로 입단 앞두고 패닉 상태… 프로팀도 “선수 체크 못해 답답”
“다들 거의 패닉 상태예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관계자는 교육부에서 초중고교 개학을 4월 6일로 미루겠다고 발표한 17일 학생야구 현장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개학이 연기되면서 학생야구도 모든 진행이 멈춘 상태. 올해 전국 고교야구 주말리그의 경우 21일 개막 예정이었지만 KBSA는 2일 “일정을 잠정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KBSA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재개 시점을 새로 잡기도 어렵다”면서 “황금사자기 등 고교야구대회 일정도 다시 짜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학야구연맹도 U리그 개막 시점을 4월 15일에서 5월 초로 늦춘 상태다.
경기는커녕 훈련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면서 가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진학 또는 프로 입단을 앞둔 중고교 3학년 그리고 대학 4학년 선수들이다. 고3 야구 선수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아들이 집에서 혼자 체력 훈련을 열심히 하고 있다. 그래도 야구는 팀 스포츠라 개인이 아무리 노력해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집에 있는 아들을 보고 있으면 너무 답답해 우울증에 걸릴 지경”이라고 말했다. 한 중3 학부모는 “우리 아들은 그저 해맑다. 그래서 더 답답해 미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프로 팀도 상황은 마찬가지. 예년이라면 각 팀 스카우트가 바쁘게 현장을 돌아다닐 때이지만 요즘은 갈 곳조차 마땅치 않다. 특히 올해 신인 지명회의(드래프트) 때 지난해 8∼10위 팀 삼성, 한화, 롯데는 연고지에 관계없이 1차 지명을 할 수 있지만 선수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한 스카우트는 “학생 선수들은 하루하루 기량이 달라지기 때문에 꾸준히 체크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원래부터 잘했던 선수는 그래도 어느 정도 정보가 있는 건 사실이다. 겨울 훈련으로 기량을 끌어올린 기존 중하위권 선수들이 오히려 자기 실력을 인정받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