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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우린 지금 전쟁중”… 佛 15일간 전국 이동 봉쇄

입력 | 2020-03-18 03:00:00

[코로나19 팬데믹]
서류 없이는 집밖으로 못나가… 군경 10만명 투입해 통제나서
유럽국가 제외 외국인 입국 금지… 佛경유 한국 입국도 막힐 가능성




외출 허가증 있나요? 17일(현지 시간) 프랑스 남부 도시 마르세유에서 한 시민과 경찰관이 외출 허가 서류를 보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이날부터 출퇴근, 생활필수품 구매 등의 불가피한 사유를 제외하고 외출 시 별도의 서류를 작성해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마르세유=AP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프랑스 정부가 16일(현지 시간) 전국 봉쇄령과 함께 국경도 봉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프랑스를 경유해 한국으로 들어오는 경로도 막히게 돼 여행객들이 큰 불편을 겪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프랑스 정부는 17일부터 솅겐조약에 가입한 유럽 26개국과 영국을 제외한 외국인의 입국을 한 달간 금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유럽 등지에서 육로 이동 후 프랑스 파리 드골공항 등을 거쳐 한국으로 돌아가는 길이 막히게 됐다. 단순 여행객이 아닌, 프랑스 체류증이 있거나 각종 업무 등 구체적 사유가 있을 경우에는 프랑스 입국이 가능하다.

항공편으로 프랑스를 경유하는 것이 가능한지 여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주프랑스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프랑스 입국 절차를 밟지 않고 단순히 공항 내에 머물다가 환승하는 경우에 관해선 프랑스 항공당국이 허용할지 여부에 대해 정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인 학생을 포함해 귀국을 서두르는 유학생들도 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16일 외국인 유학생 집단 기숙사인 파리국제대학촌에 공문을 보내 전원 귀국을 권고했다. 주프랑스 한국교육원 관계자는 “대학촌 내 한국관에는 170여 명의 한국 학생이 있다”며 “집단생활에 따른 감염 위험성을 경고하니 불안해서 귀국하려는 학생이 많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도 외국인이 EU로 들어오는 것을 30일간 금지하는 방안을 승인할 예정이다. 러시아는 18일부터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거부하기로 했다. 캐나다도 18일 정오부터 미국인을 제외한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할 예정이라고 밝혀 한국인 유학생, 주재원 등의 피해가 예상된다. 외교부에 따르면 17일 오후 6시 현재 한국발 입국을 금지한 국가는 153개국으로 늘었다.

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6일 대국민 담화에서 “우리는 전쟁 중”이라며 “전 국민은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17일 정오부터 15일간 이동을 금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민들은 생필품, 의약품 구매나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경우 등을 제외하고는 자택에 머물러야 한다. 집 밖으로 나갈 때는 이동 목적을 증명하는 서류를 지참해야 한다. 프랑스는 이동을 통제하기 위해 전국 대도시에 군경 10만 명을 파견하기로 했다. 서류를 지참하지 않고 이동하다가 적발되면 최고 135유로(약 18만5300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22일 예정된 지방선거 결선투표는 전격 연기했다. 다만 이동제한으로 발생하는 경제적 피해를 줄이기 위해 최대 3000억 유로(약 412조 원) 규모의 은행 대출을 기업에 지원하기로 했다.

영국 정부도 16일 사교모임 금지, 여행, 외식 등 불필요한 사회적 접촉 자제 권고령을 내렸다. 유럽에서는 17일 현재 이탈리아 2만7980명, 스페인 1만1178명, 독일 7636명, 프랑스 6633명, 영국 1543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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