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대구 한사랑요양병원과 노인병원 등 5개 시설에서만 87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감염이 의심되는 17세 사망자도 나왔다. 확진될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국내 첫 10대 사망자가 된다. 게다가 코로나19 주무부서인 보건복지부 김강립 차관과 공무원 7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 분당제생병원 원장과 간담회에 동석했던 사실이 확인돼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이들은 그동안 총리와 복지부 장관을 포함한 각 부처장과 국회의원, 대형병원장들을 다수 접촉해왔기 때문에 확진 판정자가 나올 경우 큰 파장이 예상된다.
무더기 감염 확인과 주무부처 공무원들의 자가 격리로 주춤했던 코로나 사태가 다시 긴장 국면으로 들어섰다. 사흘째 두 자릿수에 머물렀던 전국 신규 환자수가 다시 세 자릿수로 늘어날까 걱정이다. 어제 대구에서 보고된 집단 감염은 대구시가 지난 주말부터 요양병원과 사회복지시설 397곳을 전수 조사하는 과정에서 확인됐다. 30%가량만 이뤄진 전수조사가 계속 진행되면 추가로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어제 브리핑에서 전국의 요양원과 요양시설의 표본 10%를 조사한 결과 대구경북 외에 환자가 나온 곳은 없다고 밝혔다. 요양시설에는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자가 집중돼 있어 감염 우려가 높은 데다 감염 시 사망 위험도 크다. 지방자치단체는 전국의 1470여 개 요양병원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서둘러 환자를 조기에 발견해 격리 치료하고 예방 조치를 해야 한다.
유럽 등 해외 유입 환자가 늘고 있는 점도 예의주시해야 한다. 오늘부터 전 세계 모든 입국자를 대상으로 특별입국절차가 진행되지만 무증상으로 입국했다가 나중에 확진 판정을 받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안심하기 어렵다. 급하지 않은 해외 입출국은 자제하고, 해외에서 입국한 후로는 2주간 자가 격리를 철저히 해 추가 확산을 막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