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코스피 4.86% 급락… 1600선 붕괴 美 돈풀기-뉴욕증시 반등도 ‘무력’… 코스닥도 5.75%↓ 500선 ‘와르르’ 달러당 환율 1,245원 10년새 최고 정부 “달러 공급 확대” 비상조치
18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0.82% 오른 1,686.12로 개장해 모처럼 상승세로 출발했다. 17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1조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내놓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업어음(CP) 매입을 발표한 데 힘입어 뉴욕증시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정부의 외환시장 안정화를 위한 조치도 시장에 공개됐다.
보합세를 보이던 주가는 오후 들어 급락하기 시작했다. 결국 코스피는 전일 대비 81.24포인트(4.86%) 내린 1,591.20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 역시 5.75%가 떨어져 485.14로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은 5일부터 총 10거래일 연속으로 국내 주식을 순매도했고,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1월 20일부터 이날까지 외국인의 코스피 누적 순매도액은 13조7743억 원에 달했다.
아시아 증시 역시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가 1.68% 떨어진 것을 비롯해 대만 자취안지수(―2.34%), 중국 상하이종합지수(―1.83%), 홍콩 H지수(―4.51%) 등도 약세를 보였다.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증시도 하락 출발했다. 주식을 판 외국인 투자가들이 매각대금을 달러로 환전해 빠져나가면서 원화 가치는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2원 오른 1245.7원에 거래를 마쳤다. 2010년 6월 11일(1246.1원) 이후 원화 가치가 최저치로 떨어진 것이다.
백약이 무효한 상황에서 전문가들도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 센터장은 “각국에서 부양책이 나오곤 있지만 이동이 단절된 지금, 돈이 풀린다고 쓰일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별다른 효과가 없다”며 “미국과 유럽에서 확진자 증가세가 둔화되지 않는 한 시장 불안이 진정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세 연세대 교수 역시 “미국의 극약처방에 투자자들이 상황을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며 “(미국 등에) 쓸 만한 ‘수단’이 더 이상 남아있지 않다는 우려도 크다”고 말했다.
달러 부족 가능성이 점쳐지자 정부는 비상조치에 나섰다. 일단 국내 은행 선물환 포지션 한도를 19일부터 25% 높이는 카드부터 내놓았다. 이번 조치로 국내 은행 선물환 포지션 한도는 현행 40%에서 50%로 확대되고, 외은지점(외국계 은행 국내 지점) 한도는 200%에서 250%로 늘어난다. 은행의 선물환 포지션 한도가 확대된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더 많은 달러가 시장에 풀린다는 얘기다. 기획재정부는 향후에도 금융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외환 스와프시장에 달러를 공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장윤정 yunjung@donga.com·김동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