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수백명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쏟아지고 있는 이탈리아에서 군용 트럭들이 시신 수십구를 실어나르는 모습이 포착됐다.
19일 코리에르와 라 레푸블리카 등 이탈리아 현지 언론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이탈리아 북부 베르가모의 한 교회 앞에 군용 트럭 여러대가 줄지어 서있다. 사망자가 속출하면서 갈 곳 잃은 시신들을 주변 도시로 옮기기 위해 대기 중인 차량들이다.
시신 이동에 군용 트럭까지 동원된 것은 이 지역에서만 최근 일주일 새 400명 가까이 숨지면서 더이상 시신 처리를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6일자 기사에서 베르가모의 상황을 중세 유럽 전역에 창궐해 2억명의 목숨을 앗아간 흑사병(페스트)이 다시 도래한 것 같다고 표현했다.
수레로 시신을 실어나르던 흑사병 당시처럼 현재 이 지역에서는 군까지 투입돼 시신을 옮기고 있고, 2차 대전 이후 처음으로 지역 공동묘지까지 폐쇄됐다고 NYT는 전했다.
코로나19로 남편을 잃었지만, 법으로 금지돼 장례조차 치르지 못한다는 한 70세 여성은 “이상한 일이다. 화가 나는 게 아니다. 이 바이러스 앞에서는 모든 게 무기력하다”는 심정을 전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