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현대차 美-유럽 주요 공장 가동중단… 생산 멈추면 2만여 부품업체 타격 장기화되면 협력업체 생존 위협… 모비스-한온시스템 비상계획 점검 삼성전자, 유럽 국경봉쇄 불똥… 극자외선 노광장비 도입지연 우려
미국과 유럽 지역의 부품장비업체 의존도가 높은 국내 반도체, 디스플레이 산업도 물류에 차질을 빚으면서 한국 주력산업 전반에 걸쳐 위기신호가 커지고 있다.
1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일제히 생산 중단을 예고하거나 실제로 돌입했다. 유럽에서는 폭스바겐이 독일을 포함한 유럽 내 거의 모든 공장에서 2, 3주간 생산 중단에 돌입했고, 피아트크라이슬러도 이탈리아와 세르비아 등의 공장을 임시 폐쇄했다. 미국에서는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가 생산 중단에 돌입하거나 중단 계획을 내놓았다.
완성차 업계의 타격은 국내 2만여 개에 이르는 부품업체의 타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현대·기아차의 생산에 맞춰 부품을 생산하는 현대모비스의 현지 생산 공장이 함께 가동 중단에 들어가기로 했고, 자동차용 공조제품 업체인 한온시스템 등도 비상계획 점검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산업의 후방에서는 세계 곳곳에 자동차 강판을 납품하고 있는 포스코 등 국내 주요 철강사가 자동차 판매 감소 우려를 주시하고 있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은 “세계 주요 자동차 기업의 생산 중단과 판매 급감이 장기화되면 소규모 부품업체들은 도산 위기에 몰린다”며 “시급히 유동성 지원을 준비해야 자동차 산업 생태계 붕괴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공급체인 차질은 반도체 업계에도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경기 화성시 사업장에서 만들고 있는 극자외선(EUV) 전용 라인 구축이 지연될까 우려하고 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극자외선용 노광장비를 만드는 ASML이 국경을 통제하는 네덜란드에 있기 때문이다. 또 세계 1위 반도체 식각장비 업체인 램리서치가 17일부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공장을 멈춰 세웠다.
김도형 dodo@donga.com·김현수·서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