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출범후 불협화음 표출 돈독했던 대학 선후배, 파국 결말
“가소로운 자들.” “한 줌도 안 되는 부패한 야당 권력.”
미래한국당 한선교 전 대표가 19일 사퇴 기자회견에서 사실상 통합당 황교안 대표를 겨냥해 쏟아낸 독설들이다. 지난해 3월 황 대표 체제 첫 사무총장에 이어 지난달 비례대표용 자매정당인 한국당의 대표까지 맡을 만큼 돈독했던 두 성균관대 선후배의 ‘브로맨스’는 결국 파국적 결말로 끝났다.
성대 물리학과 78학번인 한 전 대표는 사석에서 같은 대학 법대 77학번인 황 대표에 대해 “황 대표가 정치권 입문 전 성대 동문회에서 두어 번 만난 사이지만 나를 툭툭 치며 농담도 한다”며 친분을 드러내 왔다. 한 전 대표가 지난해 6월 연이은 막말로 사무총장에서 물러났지만 지난달 한국당 대표라는 중책을 맡긴 배경에도 이 같은 친분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적지 않았다. 황 대표 측근들도 “한선교는 절대 배신하지 않을 사람”이라며 추천했다.
하지만 이달 초부터 미묘한 파열음이 터져 나왔다. 황 대표가 공천 관련 의견 교환을 위해 3월 첫째 주 먼저 회동을 제안했지만 한 전 대표는 약속 당일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두 사람은 결국 3월 9일 만났지만 비례대표 공천안에 대한 이견만 확인하며 갈등이 오히려 커졌다. 결국 한 전 대표가 공천 명단을 소폭 수정했지만, 통합당 출신 최고위원과 당원의 거센 반발에 막히면서 두 동문의 정치적 인연은 마무리 수순을 밟게 됐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