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의 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은 5선의 원유철 의원을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으로 선출했다. 그제 비례후보 명단 수정안이 당 선거인단에 의해 부결된 데 책임을 지고 한선교 전 대표 등이 총사퇴하자 원 의원 등이 새 지도부로 이적했다. 한국당이 모(母)정당인 통합당이 추천한 영입인사들을 후순위로 돌린 비례후보 공천을 밀어붙이자 황교안 통합당 대표가 ‘친황(親黃) 체제’ 성격인 강한 지도부로 전면 교체한 것이다. 새 지도부는 공병호 공천관리위도 해체하고 새 공관위를 구성하기로 했다.
개정된 선거법에 따르면 모정당과 비례정당은 별개의 독립정당이다. 법적 논란의 소지가 있지만 모정당이 비례정당을 만든 만큼 두 정당은 정책 노선을 공유하는 협력 관계임을 부인할 수 없다. 황 대표가 대학 후배인 한선교 의원을 비례정당 대표로 민 것도 양당 간 긴밀한 소통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마이 웨이’를 한 한 전 대표나, 한 전 대표를 향해 “나쁜 정치 말라”고 비난한 황 대표 모두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여줬다.
황 대표가 한국당 지도부를 교체한 것은 당내 입지 확보를 위한 것이겠지만 향후 통합당과 한국당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해 공정성을 훼손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벌써부터 통합당 공천 막판에 황 대표와 인연 있는 사람들이 공천돼 사천(私薦) 의혹이 일고 있다. 노른자위 지역구인 강남권에 그간 후보군으로 거론되지 않았던 황 대표의 고교 선배, 그리고 황 대표와 가까운 사이인 친박 중진의 동생이 단수 공천을 받았는데, 이런 식의 공천이 보수쇄신과 세대교체라는 공천혁신의 취지에 부합하는 것인지 의아해하는 국민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