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면역물질 과다 분비돼 정상세포 공격 신종플루때도 청년 사망률 높여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20대 환자가 위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젊은층이 코로나19에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종전 인식과 다른 상황이다. 의료진은 면역계 과민 반응으로 생명을 위협하는 ‘사이토카인 폭풍’ 가능성 탓으로 보고 있다.
20일 질병관리본부(질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 중 20대는 2365명(27.3%)으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 가운데 중증 이상 환자는 2명이다. 이 중 1명은 스스로 호흡이 불가능한 위중 단계다.
이 환자는 3일 호흡 곤란을 호소해 경북대병원으로 이송됐고 당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입원 당시 양쪽 폐가 하얗게 변해 폐렴이 진행된 상태였다. 현재 에크모(ECMO·인공심폐기) 치료를 받고 있지만 의식이 없다. 경북대 관계자는 “입원 당시부터 사이토카인 폭풍이 나타났던 것 같다. (병세가 진행됐는데도) 진단이 상당히 늦었다”고 말했다.
중증의 코로나19 의심 환자를 전담 치료하는 ‘중증응급진료센터’가 최근 도입됐지만 중소 도시에서는 접근성이 떨어진다. 서울 9곳, 대구 5곳 등 대도시에 집중돼 있어서다. 이영석 고려대 구로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확진자가 다녀간 병원의 폐쇄 기준을 완화해야 중소병원들이 적극적으로 코로나19 의심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사이토카인 폭풍(Cytokine Storm) ::
외부에서 침투한 바이러스에 대항하기 위해 인체 내 면역작용이 과다하게 이뤄지면서 정상 세포까지 공격하는 현상. 면역 물질인 사이토카인이 과다 분비돼 정상세포들의 DNA가 변형되면서 2차 감염 증상이 일어난다. 과거 스페인독감, 조류독감 등이 유행할 때 높은 사망률의 주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박성민 min@donga.com / 대구=장영훈 / 사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