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복싱과 카포에라, 춤을 즐기던 회사원 구세미 씨는 최근엔 달리기에 빠져 있다. 그는 조만간 철인3종에도 도전하겠다고 한다. 구세미 씨 제공.
“어릴 때부터 움직이는 것을 좋아했어요. 공을 가지고 하는 스포츠 빼고는 다 좋아했어요. 최근 젊은 사람들이 많이 달리고 있어서 마라톤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산타런을 완주한 뒤 기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달리기는 저를 더 활기차게 만들었습니다. 운동이라기보다는 즐긴다는 느낌?”
그 때부터 달리는 사람들을 찾아다녔다. 주 2회 달리는 법을 지도해주는 서울 이대 ‘런너스클럽’ 발달리기 모임에 참여했다. 완전 초보자들을 잘 지도해줬다.
회사원 구세미 씨는 “달리기가 그동안 해왔던 운동중에서 나를 가장 심취하게 한다”고 말했다. 구세미 씨 제공.
철인3종 동호회인 ‘텐언더’였다. 트라이애슬론 철인코스(수영 3.9km, 사이클 180.2km, 마라톤 42.195km)를 10시간 이내 완주하자는 의미의 클럽이었다.
“첫날 갔더니 회원들이 20km를 가뿐히 달리더라고요. 전 13km를 달렸습니다. 힘들었지만 기분은 너무 좋았어요. 힐링이 된 느낌이랄까?”
구 씨는 최소 주 3회 이상 달린다. 텐언더와는 주말에 달리고 월요일에는 서울 남산을 달리는 모임에 참여한다. 수요일에는 친구들과 ‘번개’로 달린다.
회사원 구세미 씨는 지난해 12월 산타복장을 하고 달리는 ‘산타런’ 5km를 완주한 뒤 달리기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구세미 씨 제공.
구세미 씨는 탱고와 살사 등 춤 추는 것도 즐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엔 춤 대신 달리고 있다.
구 씨는 3월부터 열리는 마라톤대회에 출전하려고 참가신청을 했는데 모든 게 취소돼 다소 실망스러워 하고 있다.
“3월 22일 동아마라톤을 앞두고 열리는 챌린지레이스에서 10km, 그리고 동아마라톤에서 하프코스, 가을에 풀코스에 도전할 계획이었는데 줄줄이 취소돼 안타까워요. 5월 듀애슬론(달리기+사이클) 대회도 신청했는데 어쩔게 될지….”
하지만 코로나19 불안과 대회 취소 스트레스를 매주 주기적으로 달리며 떨쳐 내고 있다.
사실 달리기가 매번 즐겁지만은 않다. 사람이다 보니 달리기 싫을 때도 있다. 하지만 안 달리면 뭔가 찝찝하다.
“뛰면 힘들고 뛰기 전에는 뛰기 싫어요. 그런데 안 뛰면 뛰고 싶어요. 달리기는 제가 했던 운동 중에서 가장 심취하고 있는 스포츠입니다. 아직 나 자신과의 싸움 등 전통적인 마라톤의 매력은 모르겠고요. 그냥 달리면 좋아요.”
회사원 구세미 씨는 요즘 주 3회 이상 달리며 건강을 지키고 있다. 구세미 씨 제공.
“달리면서 놀이터가 하나 더 생긴 느낌이에요. 전 스킨스쿠버다이빙도 즐기는데 그 곳은 바다잖아요. 달리면서는 도로와 운동장, 공원이 제 놀이터가 돼요. 조만간 산도 달릴 겁니다. 제주도와 강원도 트레일러닝(산악마라톤)에 신청했는데 다 취소돼 안타까워요.”
구 씨 철인3종 완주에도 도전한다. 최근 사이클도 하나 장만했다. 어릴 때부터 수영을 했으니 자전거만 좀 훈련하면 올림픽 코스(수영 1.5km, 사이클 40km, 마라톤 10km)는 완주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달리기는 제 평생 스포츠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부상만 없으면 달릴 수 있을 때까지 달리고 싶어요. 사실 어릴 때부터 운동하면서 다치면 속상하거든요. 움직일 수가 없잖아요. 장거리를 달리면 발이 아파요. 그래도 달리는 게 좋아서 달리긴 하는데…. 그래서 요즘은 요가도 알아보고 있어요. 요가가 유연성과 근육을 키워줘 부상을 줄인다고 해서요. 부상이 없어야 즐겁게 달릴 수 있잖아요.”
구 씨의 삶은 최근 사회에 불고 있는 ‘워라벨(Work-Life Balance·일과 삶의 균형)’을 제대로 지키고 있었다. 일도 열심히 하고 생활 속에서 열심히 운동하며 즐겁게 살고 있었다. 100세 시대을 즐겁게 살기 위해선 건강해야 한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