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일일 확진자가 다시 100명 이하로 줄었지만, PC방과 정부부처 등을 중심으로 소규모 집단감염이 벌어질 가능성은 여전히 이어졌다.
서울에선 21일 확진된 20대 남성이 17, 18일 마스크도 없이 PC방에 머물러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22일 중랑구에 따르면 A 씨(23)는 이틀 동안 중랑구 신내동에 있는 한 PC방을 2차례 방문했다. 17일 오후 10시 20분부터 다음날 오전 3시 45분까지, 18일 오후 8시 10분부터 자정까지 머물렀다. 구 관계자는 “(A 씨가) PC방에 들어갈 땐 마스크를 썼지만 내부에선 거의 착용하지 않았다”고 했다.
방역당국이 PC방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A 씨와 같은 시간대 PC방을 이용한 고객은 80명이 넘는다. PC방 관계자는 “최대 100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 한 테이블마다 4명씩 다닥다닥 붙어 앉는 구조”라고 했다. 옆 좌석과의 간격은 30㎝도 되지 않는다.
A 씨는 이달 12일 지인(24)과 함께 필리핀으로 여행을 갔다가 16일 귀국했다. 귀국 때 비행기 옆자리에 앉았던 지인은 20일 먼저 확진됐다. 지인과 접촉한 또 다른 24세 남성도 21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은 “A 씨는 19일 오전 0시 반부터 5시경까지 송파구 방이동에 있는 먹자골목도 방문해 동선 및 접촉자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종시에서는 정부세종청사에 있는 해양수산부의 환경미화원 2명이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해수부 관련 확진자는 30명으로 늘어났다.
행정안전부 정부청사관리본부에 따르면 이 건물 지하층에서 일하는 50대 남성 미화원이 21일 먼저 확진됐다. 세종시에 거주하는 60대 여성 미화원은 22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직원은 해수부가 입주한 세종청사 5동 4층에 있는 수산정책실, 해운물류국 등에서 주로 일했다. 청사관리본부는 “5동에 근무하는 시설관리 담당 직원 140명에 대한 검사를 22일 실시했다”고 전했다.
헌혈 업무를 담당하던 간호사도 감염됐다. 경북 포항에서 해병대 장병들을 채혈한 간호사가 21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한적십자사는 “간호사는 대구경북혈액원 소속으로 18, 19일 포항 해병대에서 단체 채혈 업무를 맡았다”고 알렸다. 19일 몸살과 인후염 증세를 느낀 그는 다음날 검사를 받았다고 한다. 간호사와 접촉한 장병 90여 명은 별도 시설에 격리돼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홍석호기자 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