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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하다 감염 될까 걱정’ 71%…투표율, 총선 주요 변수로 떠올라

입력 | 2020-03-22 20:29:0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총선 투표율 하락 여부가 4·15 총선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이 결과적으로 투표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야는 특히 코로나19 유행이 세대별 투표율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세대별 투표율은 역대 선거의 승패를 가르는 주요 변수로 작용해왔다.

총선 투표율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2004년 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60.6%를 기록한 투표율은 18대(2008년)에 잠시 46.1%로 주저앉았지만 이후 19대(2012년)와 20대(2016년) 때 각각 54.2%, 58.2%를 기록하며 상승하고 있다. 최근 선거를 살펴보면 2017년 대선 투표율은 77.2%였고 2018년 지방선거 투표율은 60.2%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재외국민 투표와 사전투표 등이 활발해지면서 투표율은 대체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유행이 좀처럼 수그러덜지 않으면서 투표율 하락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갤럽이 17~19일 조사에 따르면 감염 우려를 표명한 응답자는 71%에 달했다. 2월 첫째 주 64%, 둘째 주 56%, 셋째 주 63% 등에 머물렀던 수치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 정세균 국무총리도 18일 선거지원 관계장관회의에서 “유권자들이 감염을 걱정하며 투표에 참여하지 않아 투표율이 낮아 질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선관위는 선거인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투표소 내부 또는 입구에서 선거인의 줄 간격을 1m 이상 유지토록 하는 등의 코로나19 투표 대책을 19일 발표했다.

정치권은 특히 세대별 투표율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 정당이, 낮으면 보수 정당이 유리하다는 속설 때문이다. 실제로 20대 52.7%, 60대 71.7%의 투표율을 기록한 2016년 20대 총선(전체 투표율 58.2%)에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 123석을 얻어 미래통합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을 1석 차이로 누르고 제1당에 올랐다. 역대 최저 투표율을 기록한 2008년 18대 총선(전체 투표율 46.1%)에선 20대 후반의 투표율은 24.2%였고, 60세 이상 투표율은 65.5%였다. 이 때 민주당의 전신인 통합민주당은 81석을 얻는데 그치며 참패했고, 통합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은 153석을 얻으면 과반 이상 의석을 획득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현 정부 핵심 지지층인 3040 세대의 투표율 하락을 고려한 선거 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통합당 관계자도 “코로나19가 젊은층보다 노년층에 더 위험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핵심 지지층인 5060세대의 투표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현재로서는 투표율 하락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초유의 사태이기 때문에 얼마나 떨어질지 등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며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우려는 세대를 가리지 않기 때문에 젊은층과 장년층 모두 비슷한 비율로 떨어질 수도 있고, 사태가 진정되면서 투표율이 예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