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상용화 첫돌 맞는 5세대 이동통신
한국의 5G 통신은 접속 가능 범위와 속도 모두 경쟁국들을 앞서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영국의 무선네트워크 품질평가업체인 오픈시그널에 따르면 한국의 5G 접속률(지난해 10월 기준)은 20%로 독일, 스위스(이상 10%), 스페인, 호주(이상 6%), 영국(4%), 미국(1%) 등 통신 강국들을 월등히 앞섰다. 오픈시그널은 주요국 도심 지역에서 삼성전자 갤럭시 S10 5G를 ‘5G 우선모드’ 상태로 한 후 접속 가능 여부를 조사해 접속률을 산출했다.
오픈시그널은 “미국은 건물 안 등 사람이 밀집한 지역 중심으로 고주파 대역(28GHz 이상)의 5G를 구축하다 보니 5G망 범위가 제한적으로 나타난 반면 한국은 저주파 대역(3.5GHz)의 5G망이어서 접속률이 높았다”고 밝혔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루트매트릭스의 한국과 미국 주요 도시의 5G 이용 가능 범위 조사에서는 격차가 더 벌어진다. 미국 1, 2위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과 AT&T는 5G 이용 가능 범위가 각각 최대 3.1%(시카고)와 최대 9.5%(인디애나폴리스)에 그쳤다. 특히 버라이즌은 로스앤젤레스(0.4%), 워싱턴(0.2%) 등에선 극히 제한적인 곳에서만 5G 접속이 가능했다.
반면 전국 단위 5G망 구축을 위해 지난해 약 9조 원의 설비 투자를 단행한 한국의 5G 이용 가능 범위는 미국보다 월등히 넓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업계에 따르면 국내 5G망 이용 가능 범위는 서울 등 수도권은 60∼70%, 시군구 단위도 5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 통신사의 고위 관계자는 “아직 고객들이 느끼는 체감도는 낮지만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5G 커버리지가 현격히 높다”고 말했다.
5G 상용화 1년 동안 승기를 잡은 국내 통신 3사는 2년차를 맞아 고객 체감도 높이기에 다걸기 하고 있다.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클라우드 게임, 빅데이터를 활용한 플랫폼 등 5G 전용 콘텐츠를 늘려 진정한 5G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4G 통신망 구축 당시 막대한 투자를 하고도 결국 과실은 네이버 카카오 유튜브 등 콘텐츠 기업들에 빼앗겼다는 반성이 통신업계 전반에 깔려 있다”며 “올해는 5G 콘텐츠로 돈을 버는 첫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