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비례후보 23일 확정 北인권운동 지성호 당선권 후순위 추가공모 없어 親黃 깜짝배치 무산
“태영호는 미리 온 통일”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운데)가 22일 서울 강남갑 통합당 후보인 태영호 전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 선거사무실을 찾아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황 대표는 “많은 분들이 탈북했지만, (태 후보는) 의지와 뜻을 가지고 총선에 출마한 최초의 영웅”이라며 “태 후보는 미리 온 통일”이라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김형오 전 공천관리위원장, 황 대표, 태 후보.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미래한국당이 비례대표 1번에 윤봉길 의사 장손녀인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 2번에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를 배치하는 등 미래통합당 영입인재들을 대거 당선권으로 끌어올리는 내용의 비례대표 후보자 명단을 짠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한국당은 원유철 대표 체제로 전환한 지 사흘 만에 조속히 공천을 마무리하며 내홍을 가라앉히고 통합당과의 시너지 효과를 부각할 방침이다.
원 대표는 한선교 체제에서 21번으로 밀려났다가 3번으로 수정됐던 윤 전 관장을 1번에 배치하기로 통합당 황교안 대표와 조율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관장을 1번에 공천해 보수정당을 겨냥한 ‘친일 프레임’을 깨는 상징성을 부각시킨다는 전략이다. 윤 교수는 한국금융연구원장 등을 지낸 금융 전문가로 황교안 대표가 지난해 현 정권에 대한 ‘경제 심판론’을 강조하며 처음 영입한 인사다.
또 이종성 전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사무총장과 최승재 전 소상공인연합회장, 경제 전문가인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 등 통합당 영입인재들이 주로 당선권에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23일 오후 2시 최고위원회를 열어 명단을 최종 확정하고 오후 3시 선거인단 투표를 거쳐 최고위에서 새 공천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당초 비례 2번 후보로 거론됐지만 한선교 체제에서 40위 밖에 배치됐던 북한 인권운동가 지성호 나우 대표는 당선권 후순위 배치가 유력하다고 한다. 한국당 관계자는 “통합당이 같은 탈북자인 태영호 전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를 서울 강남갑에 공천한 걸 감안한 것”이라고 했다.
한국당은 조속한 마무리를 위해 추가 공모 없이 기존 공천 신청자 531명을 대상으로 새 명단을 꾸리고 이 중 통합당 경선 탈락자와 불출마자들은 공천 배제하기로 했다. 한국당 공천을 신청하지 않았지만 지도부 교체에 따라 내심 기대했던 일부 황 대표 측근들은 공천을 받기 어렵게 됐다.
한편 한국당으로 이적해 상임고문을 맡기로 했던 통합당 정갑윤 의원은 탈당 계획을 철회하고 통합당 울산시당위원장으로 남기로 했다. 정 의원은 당초 한국당 대표직을 제안 받고 이적을 고심했지만 원 대표 체제가 들어서자 통합당 잔류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이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