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유럽 입국자 전원검사 첫날 무증상자는 임시시설 이동해 검사… 음성 나오더라도 2주간 격리조치
승객들은 게이트에서 나오자마자 건강상태질문서와 특별검역신고서를 작성한 뒤 발열과 호흡기 증상 검사, 문진 등을 차례로 받았다. 이 과정에서 유증상과 무증상이 나뉘었다. 기침, 발열 등을 보인 승객들은 별도 공간으로 이동해 검체를 채취했다. 수하물도 항공사 직원들이 가져다줬다. 유증상자는 55명이다. 이들은 유증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인식표를 받은 뒤 터미널을 빠져나와 대기하던 버스에 올랐다. 이 버스는 인천국제공항 검역소와 국민체육진흥공단 경정훈련원, 오라호텔 등으로 이동했고 승객들은 검사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렸다.
무증상자는 유증상자와 다른 색깔의 인식표를 받은 뒤 수하물을 찾았다. 하지만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는 못했다. 홍태린 씨는 “독일 현지 상황이 나빠져 경기 부천 친정에 가려고 피난하듯 들어왔다”며 “생후 8개월 아이가 가장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의료용 장갑을 끼고 여행용 가방을 끄는 사람도 보였다. 대부분 어두운 표정으로 고개를 반쯤 숙인 채 거의 말을 하지 않았다. 인솔자를 따라 공항 터미널 밖으로 이동했다. 폴란드에 출장을 다녀온 김경태 씨(41)는 “콧물 증상이 있어서 다른 일행보다 시간이 좀 더 걸렸다”면서 “별일은 없겠지만 아무래도 유럽 감염자가 많아 걱정이다”라고 했다. 건물 밖에서 대기하던 버스에 탄 사람들은 자리에 앉은 뒤에도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창밖을 내다봤다. 한 남성은 버스에 탔다가 다시 내려 먼 하늘을 쳐다보며 담배를 피웠고 한숨을 연거푸 내쉬었다.
22일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유럽 지역에서 1300여 명이 6편의 여객기를 타고 입국했다.
인천=김소민 somin@donga.com·황금천 / 강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