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시민당 기호 높이려 불출마 현역의원 파견 추진 이해찬 "6~7명 정도 갈 것"…최소 '정의당(6석)보다 위로' 불출마 지역구 중진 난색에 비례대표도 파견키로 가닥 오는 25일께 의총 열어 '파견 비례대표' 제명 나설 듯
더불어민주당이 23일 비례대표 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4·15 총선 정당투표 기호를 높이기 위해 최소 6~7명의 불출마 현역의원을 파견하는 ‘의원꿔주기’를 추진한다.
이를 위해 오는 25일께 의원총회를 열어 비례대표 의원도 일부 제명해 더불어시민당에 보낼 전망이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날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현역의원 파견 문제와 관련해 “우리는 그렇게 갈 사람이 많지 않다. 한 6~7명 정도”라며 “(정당기호) 순서를 그렇게 따지지는 않는다. 어느 정도 (투표용지의) 앞 부분에 와 있으면 된다”고 밝혔다.
국회 사무처에 등록된 이날 현재 의석수를 기준으로 하면 129석의 민주당이 1번을, 109석의 미래통합당이 2번을, 18석의 민생당이 3번을 부여받는 식이다.
기호를 부여받은 정당이 후보자를 내지 않으면 투표용지에서 빠지기 때문에 민주당과 통합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으면 3번인 민생당이 비례 투표용지 최상단에 위치하게 된다. 이어 4번인 미래한국당(9명)이 정당투표용지 두 번째 칸에, 5번인 정의당(6명)이 세 번째 칸에 위치하게 된다.
투표용지 상단으로 더불어시민당을 끌어올려 유권자들 눈에 띄게 하기 위해서는 민주당의 현역의원 파견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역의원이 있어야 선거보조금도 받을 수 있다.
민주당은 18석의 민생당보다 많은 현역을 파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적어도 6석의 정의당보다는 앞선, 가능하다면 9석의 미래한국당보다도 상위 기호를 부여받는 것을 목표로 7명 이상 현역의원의 파견을 추진하고 있다.
당초 민주당은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컷오프(공천배제) 또는 경선에서 탈락한 지역구 중진을 중심으로 지역구 의원의 파견을 타진했으나 다수가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의원꿔주기 문제를 논의한 끝에 불출마 비례대표 의원도 파견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선거법상 비례대표 의원이 탈당을 하게 되면 의원직을 상실하기 때문에 의원꿔주기를 위해서는 제명 조치를 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원 제명을 하고자 하는 때에는 의원총회에서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 의결이 필요하다.
한 최고위원은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비례대표 제명 후 파견)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의견이 크게 갈리지 않은 것 같다”며 “인원을 특정하거나 그러지는 않았지만 절차를 진행하자는 얘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전날 최고위에서는 지역구 의원 가운데 신창현·이규희·이훈 의원의 이름이 거론됐으며 본인이 나서서 당에 제명을 요청한 정은혜 의원을 포함해 심기준·제윤경·최운열 등 비례대표 의원들을 제명시킨 후 당적을 바꾸는 방안도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최운열 의원은 더불어시민당으로 가지 않겠다는 의사가 확고하다. 최 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나는 당에서 선관위원장까지 맡고 있는 데 당을 옮기면 우리당에도 전혀 도움이 안되고 내가 지금까지 지켜온 가치관이나 입장에도 안맞는다”며 “당이 제명하겠다면 스스로 탈당해서 (의원직을) 그만두는 한이 있다고 해도 안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견 대상으로 거론되는 다른 의원도 통화에서 “더불어시민당을 만든 것도 변칙스럽다고 이미지가 안좋은데다 (미래통합당의) 의원꿔주기를 엄청 비판한 상황에서 제명까지 해가면서 이미지가 점점 더 안좋아지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며 “이런 수를 쓰면 열린민주당 찍어야 한다는 당원들만 많아지는 것 아니겠냐”고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오는 25일 의총 전까지 개별 의원들을 지도부가 접촉해 의원꿔주기 설득 작업을 이어나갈 전망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