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강서을 공천이 취소된 후 유서를 쓰고 잠적했던 미래통합당 김원성 최고위원이 “멘탈이 붕괴되어 순간적으로 가족과 부모님께 씻지 못할 큰 상처를 드린 것 같아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다시 용기내어 싸우겠다”며 무소속 출마도 시사했다.
앞서 김 최고위원은 ‘미투’ 의혹이 제기되면서 공천이 취소되자 지난 20일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을 남겨둔 채 잠적했다. 경찰은 같은 날 경남 양산의 한 기도원에서 그를 발견해 가족에 인계했다. 이에 대해 김 최고위원은 23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저를 응원해 주시는 많은 분들께 큰 걱정을 끼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나타나지도 않는 미투, 그리고 제 목소리가 담기지 않은 녹취록, 그간 저를 끊임없이 흔들었던 당 관계자들의 광란에 가까운 움직임에 멘탈이 붕괴됐다”고 설명했다.
또 “저는 이번 N번방 사건을 보면서 근거도 없이 미투로 몰아넣었던 사람들의 숨은 실체를 느낄 수 있었다”며 “그들의 저열함을 끝까지 밝힐 것이고 아동성추행이나 관련 동영상을 보는 사람들까지 잠재적 범죄자로 인식해야 한다고 보며, 저는 물리적 거세까지도 강력히 요구한다”고 적었다.
이어 “저는 일평생 부끄러운 짓을 하지 않았고, 조그만 징계조차 받은 일이 없다. 한 사람의 인생을 그리고 한 가족을 자신의 명분과 이익을 위해 사지로 몰아넣은 세력의 실체를 반드시 밝혀내 명예를 회복하겠다”고 전했다.
이날 김 최고위원의 부인 방모 씨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편의 결백을 호소했다. 그는 “제 남편은 아직도 녹취록이나 미투에 대해 그 내용이 뭔지, 상대방이 누구인지 모른다”며 “숨지만 말고 당당하게 나와서 왜 이런 일을 벌였는지 설명 좀 해달라. 아니면 도대체 누구의 사주로 그렇게 했는지 정정당당하게 밝혀달라”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부산 북강서을에 공천을 받았으나 지난 19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천이 취소됐다. 그에 대해 미투 의혹과 호남 차별 발언 등이 투서 형태로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