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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 컨설팅]군인연금도 6월부터 이혼때 분할 가능

입력 | 2020-03-24 03:00:00


김동엽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상무

Q. 최영아 씨(50·여)는 남편과의 오래된 불화로 이혼을 고심하고 있다. 하지만 이혼 후 생계를 꾸려갈 생각을 하면 눈앞이 깜깜하다. 위자료로 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는 남편 소유의 집 한 채이지만 담보대출을 제외하면 별로 남는 게 없다. 20년 넘게 군복무를 한 남편이 받고 있는 군인연금도 국민연금과 달리 분할연금제도가 없어 이혼한 배우자가 받을 방법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 국민연금에는 있지만 군인연금에는 없는 것이 분할연금이다. 국민연금은 혼인기간 공동으로 형성한 연금을 이혼한 다음 나눌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분할연금 청구에는 몇 가지 조건이 있다. △5년 이상의 혼인기간 △이혼한 배우자가 노령연금 수급권을 갖출 것 △본인이 60세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혼인기간에는 별거와 가출 등 실제 혼인관계가 존재하지 않았던 기간은 빠진다. 조건을 모두 갖춘 때로부터 5년 이내에 분할연금 청구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이혼한 배우자의 국민연금 가입기간은 30년이고, 그와 혼인생활을 한 기간은 10년이라고 치자. 이혼한 배우자는 노령연금으로 매달 150만 원을 받게 되는데 이혼한 배우자의 국민연금 가입기간에서 혼인기간은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 이에 따라 노령연금 중 3분의 1인 50만 원이 분할 대상이며 분할연금을 청구하면 이 중 절반인 25만 원을 수령할 수 있다. 당사자 간 합의나 법원 판결에 따라 분할비율이 달라질 수도 있다.

공무원연금과 사학연금에도 분할연금이 있다. 청구 당사자인 본인이 65세가 넘어야 하며 청구기한은 3년이다. 그 외 조건이나 방법은 국민연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문제는 군인연금이다. 그동안 군인연금에는 분할연금이 없어 이혼한 배우자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물론 이혼할 때 재판을 청구하면 연금을 분할하라는 판결을 받을 수 있지만, 군인연금공단이 판결에 따라 연금을 나눠서 지불하지는 않는다. 이혼한 배우자가 연금을 수령한 다음 자발적으로 연금을 나눠줘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 강제집행 등 절차가 까다롭다.

지난해 12월 분할연금을 도입하는 군인연금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고 올 6월 11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최 씨가 6월 11일이 지나서 이혼하면 배우자의 전역 이후 수령하게 될 퇴역연금을 분할해 달라고 청구할 수 있다. 분할연금 청구조건은 국민연금이나 공무원연금보다 간소하다. 혼인기간이 5년 이상이고 이혼한 배우자가 퇴직연금 수급권을 갖추면, 본인 나이 등의 제약은 없다.

군인은 나이와 상관없이 20년 이상 복무하고 퇴역하면, 그때부터 사망할 때까지 퇴역연금을 받는다. 만일 최 씨처럼 ‘군 복무 중’인 배우자와 이혼을 하는 경우 퇴역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분할연금을 청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배우자가 언제 전역하는지 지켜봐야 할 뿐 아니라 전역 후 5년 이내에 분할연금 청구를 해야 해 그 기간이 지나면 더 이상 청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문제에 당면한 경우 ‘분할연금 선(先)청구’ 제도를 통하면 된다. 이혼 시 바로 분할연금을 선청구하면 이혼한 배우자가 퇴역연금을 받기 시작할 때 자동으로 연금이 분할된다. 선청구는 이혼 효력이 발행하는 때부터 5년 이내에만 하면 된다.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에도 선청구 제도가 있는데 기한은 3년으로 군인연금보다 짧다.

군인연금 가입자가 일시금으로 퇴역연금을 수령하는 경우도 있다. 혹은 20년을 초과해 복무한 경우에는 해당 기간 중 본인이 원하는 기간에 대해서만 퇴역연금을 일시금으로 수령할 수도 있다. 군복무기간이 20년이 안 돼서 전역하면 퇴직일시금을 받기도 한다. 분할연금 청구조건을 갖춘 배우자는 이들 일시금도 분할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

김동엽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상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