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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수 줄면 연봉 깎인다? KBO선 더 받을 수도

입력 | 2020-03-24 03:00:00

개막 연기 프로야구, 이것이 궁금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라 2020 시즌 개막을 연기하면서 새 개막일을 확정하게 되면 최소 2주 전에 통보하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제는 아무리 일러도 다음 달 7일이 돼야 ‘플레이 볼’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상황. 개막이 늦어지면 그저 경기를 할 수 없는 것 이외에도 많은 제도적 문제가 발생한다. 이에 대한 궁금증을 정리했다.

○ 선수는 연봉을 다 받을 수 있나?

메이저리그는 1995년 선수 노동조합 파업으로 팀별 경기 숫자를 144경기로 11.1% 줄이면서 선수 연봉도 11.1% 삭감했다. 하지만 국내 프로야구에서는 경기 숫자가 줄면 연봉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기가 쉽지 않다.

KBO 야구 규약에는 ‘연봉을 10회로 분할하여 참가활동 기간 동안 매월 1회 일정한 날을 정하여 월별로 지급하여야 한다’고 돼 있다. 참가활동에는 공식 경기뿐 아니라 구단 훈련, 비공식 경기 등이 모두 포함된다. 따라서 현재 구단별로 훈련을 진행하고 자체 청백전을 진행하는 것도 모두 참가활동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단, 선수가 외부활동 중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을 때는 연봉이 깎일 수도 있다. 선수가 질병으로 참가활동을 하지 못할 때에는 하루에 연봉 300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감액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선수가 참가활동 중 코로나19에 노출되었다면 구단은 연봉을 전액 보전해야 한다.

거꾸로 일정이 뒤로 밀리고 밀려 12월에 포스트시즌을 치르게 될 때는 구단에서 특별수당을 지급해야 할 수도 있다. 야구 규약은 참가활동 기간을 매년 2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 자유계약선수(FA) 취득 기준은?

프로야구에서 FA 자격을 얻으려면 기본적으로 1년에 145일 이상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고 있어야 한다. 우천순연으로 생긴 잔여 일정을 포함해 지난해 1군 정규시즌 경기는 3월 23일부터 10월 1일까지 총 193일 동안 열렸다. 전체 일정 가운데 4분의 3(75.1%) 정도는 1군에 몸담고 있어야 FA 자격 요건 한 시즌을 채운 것으로 간주하는 셈이다.

만약 개막이 계속 늦춰져 경기 수를 줄이게 되면 프로야구가 열리는 전체 기간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똑같은 145일이라고 해도 전체 일정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기준은 같지만 선수 관점에서는 조건이 더 까다로워졌다고 느낄 수도 있는 내용이다.

야구계에서는 이번 시즌에는 기준 날짜를 줄이거나 예전 방식으로 ‘전체 경기 수의 3분의 2 이상을 출전한 경우’ 등으로 조건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예전 사례를 보면 145일 기준이 크게 문제가 아니라는 목소리도 있다. 145일이 FA 한 시즌 기준이 된 건 2006년부터다. 그해 팀당 경기 수는 126경기로 이번 시즌보다 18경기가 적었다. 이에 대해 박근찬 KBO 운영팀장은 “아직 외부에 밝힐 상황은 아니지만 내부적으로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 중계권료와 입장 수익은 어떻게 되나?

KBO는 지상파 3사(540억 원) 그리고 통신·포털 컨소시엄(220억 원)과 연평균 760억 원에 달하는 중계권 계약을 맺고 있다. 경기 수가 줄어들면 중계권료에서도 일정 부분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방송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다년 계약이기 때문에 한 경기가 줄어들 때마다 144분의 1씩 중계권료를 깎지는 않을 것”이라며 “대신 방송사도 광고 계약 등이 걸려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조정이 있을 것이다. 아마 계약서에 이미 관련 내용이 들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입장 수익에서도 손해가 날 수밖에 없다. 특히 4, 5월에 프로야구장을 찾는 관중이 많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지난해 5월 31일까지 프로야구는 전체 720경기 중 39.6%(285경기)를 소화했는데 관중 수는 약 317만 명으로 전체 관중(약 729만 명)의 43.5%, 입장 수익은 약 388억 원으로 전체(약 858억 원)의 45.2%를 기록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