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 올림픽 주기 맞춰 교체… 프리미엄TV 점유율 높이기 차질 스마트폰 등 신제품 마케팅 삐끗… 日가전시장 공략계획도 연기할판
2020 도쿄 올림픽 개최 연기 논의가 공식화되면서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마케팅 계기로 삼으려던 기업들도 곤혹스러운 분위기다. 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행사는 최신 기술과 신제품을 알릴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23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사업 부문은 마케팅 계획을 전면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 4년마다 돌아오는 올림픽은 화질과 크기 등에 소비자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기인 만큼 프리미엄TV 시장 점유율을 높일 적기로 여겨져왔다.
TV 교체 주기 또한 일반적으로 8∼10년으로 올림픽이 열리는 해에 맞물리는 경우가 많다. 평창 겨울올림픽과 러시아 월드컵이 동시에 열린 2018년엔 글로벌 TV 판매가 전년 대비 600만 대 이상 증가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도쿄 올림픽 공식 후원사인 80곳 중 유일한 국내 업체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80개 후원사 중에서도 14곳에만 부여되는 최상위 파트너십인 ‘월드와이드 파트너’로 올림픽 관련 독점 마케팅 권한을 가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올림픽마다 프리미엄 마케팅을 해온 이유다. 지난 평창 올림픽 당시에도 삼성전자는 4000여 대의 ‘갤럭시 노트8 올림픽 에디션’을 올림픽 참가 선수 전원에게 제공하면서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대한 관심도를 끌어올리기도 했다.
자동차 업계는 유럽 지역에서 각종 축구대회와 리그가 중단되면서 후원 마케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기아자동차와 한국타이어 등이 공식 후원하는 유럽축구연맹(UEFA) 주관 클럽 대항전 ‘유로파리그’는 16강전이 진행되다 코로나19 사태로 멈춰 선 상태다. 기아차는 5월 27일 폴란드에서 열릴 예정이던 유로파리그 결승전에 맞춰 우승 트로피 전시와 함께 신차를 홍보하려 했지만 불발될 가능성이 커졌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고전하는 일본 가전 시장에서 도쿄 올림픽을 계기로 영향력을 키운다는 계획이 연기되는 것”이라며 “소비시장도 멈춰진 상태에서 대형 스포츠 행사를 계기로 한 글로벌 마케팅에도 차질이 빚어져 고민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