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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투 건강 핫클릭]갑상샘암은 착하다?… 수술 어려운 ‘나쁜 암’도 있어요

입력 | 2020-03-25 03:00:00

갑상샘암에 대한 오해와 진실
전이 속도 느리고 생존율 높지만, 미분화암 같은 ‘난치성암’도 존재
방치하면 재발… 치료 불가하기도




강남세브란스 암병원 장항석 원장이 지난해 12월 강남구청에서 열린 강남건강토크쇼에서 시민들에게 갑상샘암의 오해와 진실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동영상 캡처

갑상샘(선)암은 여성암 가운데 가장 많은 발생률을 차지한다. 전체 암 발생률 중에서도 세 번째. 최근 언론매체와 인터넷을 통해 일반인들의 이해가 높아졌지만 잘못된 정보로 인한 오해도 많다. 대부분 완치율이 높은 편이지만 사망률이 높은 난치성 갑상샘암도 있다. 지난해 12월 서울 강남구청에서 200여 명의 시민이 모인 가운데 열린 ‘강남 건강토크쇼’에서는 갑상샘암에 대한 다양한 치료정보가 공유됐다. 이날 강사로 참석한 장항석 강남세브란스병원 암병원장의 도움을 받아 난치성 갑상샘암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 갑상샘암은 착한 암?

갑상샘암은 크게 유두암, 여포암, 수질암, 미분화암의 4가지로 나뉜다. 여기에 악성 림프종, 편평 상피암, 갑상샘으로 전이된 암도 있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달리 유두암이 95% 이상을 차지한다. 김, 미역 등 요오드 함량이 높은 해조류를 많이 섭취하는 지역에서 유두암이 자주 발견된다. 반대로 요오드 결핍 지역에서는 여포암이 상대적으로 많은 편. 유두암, 여포암은 ‘착한 암’으로 불릴 정도로 치료가 잘된다. 그러나 오래 방치하면 분화가 나쁜 암으로 변하거나 치료가 불가능한 암으로 변할 수 있다.

장 원장은 “갑상샘암은 공격성이 약하고 천천히 퍼지기 때문에 암 중에서는 치료가 용이한 편이다.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하지만 장기적 관찰 결과에서는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갑상샘암도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첫 수술이 중요하다. 첫 수술이 완벽하지 못하면 재발 확률도 높은 편. 장 원장은 “처음 진단 때부터 진행이 많이 이뤄져 치료가 어려운 난치성 갑상샘암으로 발견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 재발에도 수술 성공률 높아

갑상샘암이 퍼지는 양상을 보면 갑상샘 조직 내에서 암세포가 확산되기 시작한다. 이어 암세포가 갑상샘을 싸고 있는 피막을 뚫고 나오는데, 갑상샘 주위 림프샘(50∼80%)이나 목 근처 림프샘(10∼20%)으로 퍼진다. 나머지 약 10%는 폐, 뼈, 연부조직, 뇌, 간 등으로 원격 전이가 이뤄진다. 암 진행 정도에 따라 1∼4기로 나뉘는데 생존율은 1기가 90∼95%, 2기가 80∼85%, 3기가 70∼75%, 4기가 40∼45%로 조사됐다.

갑상샘암도 수술 뒤 재발할 수 있다. 갑상샘을 수술 부위 근처의 림프샘에서 재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미세하게 남아있던 갑상샘 조직에서도 재발된다. 반대편 갑상샘을 남겨둔 경우 남은 쪽에서 재발하는 경우도 5∼10%가량 된다. 이 밖에 가슴 속의 종격동이나 폐, 뼈로 전이되는 경우도 재발로 분류된다.

갑상샘암이 재발하는 경우 해당 부위를 수술해 완벽히 절제하는 게 효과적이다. 이후 고용량 방사성 요오드 치료나 외부 방사선 치료 등을 추가한다. 최근 수술기법의 발전으로 암세포가 기도나 식도, 심장으로부터 나오는 중요 동맥, 가슴 속 중요 혈관을 침범한 경우에도 수술이 가능해졌다. 장 원장은 “뼈나 폐에 전이된 경우에도 수술로 제거하고 핵의학 및 방사선 치료를 추가하면 예후가 좋다”고 말했다.

■ 난치성 갑상샘암 치료


난치성 갑상샘암은 치료가 어려운 편으로 저분화암, 미분화암, 재발 혹은 전이된 암을 통칭한다. 난치성 갑상샘암은 수술이 어렵고, 기존 방사성 요오드 치료나 갑상샘 호르몬 요법에도 치료효과가 좋지 않다. 장 원장은 “추가 치료에 대한 반응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될 경우 난치성으로 본다”고 말했다.

난치성 갑상샘암은 확정된 치료법이 없고 개별 상황에 따라 다른 방법이 선택될 수 있다. 그럼에도 암 치료에서 최상의 치료는 완벽한 절제다. 장 원장은 “반복 수술이 힘들지만 이보다 효과적인 방법은 아직 없다. 환자가 치료하겠다는 의지를 갖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 원장은 “향후 분자생물학 연구를 통해 표적항암제 등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되면 좀 더 희망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