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메신저를 통해 미성년자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씨(25)가 다른 온라인 공간에서는 음란물 단속이나 성폭력 사건 등에 대해 상담사 노릇을 해온 정황이 드러났다.
24일 인터넷커뮤니티 등에서는 조 씨가 과거 포털사이트 상담플랫폼 ‘지식인(IN)’에서 활동하며 답변한 글들이 공유되고 있다.
그는 해당 사이트에서 ‘답변왕’이었다. ‘지식의끝’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한 그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상담한 답변은 478건에 달한다. 19개 등급 중 7번째에 해당하는 ‘영웅’ 호칭도 받았다.
중학교생이라고 밝힌 한 질문자가 ‘삼촌이 누나 치마에 손을 집어넣었다’는 고민상담을 하자 “부모님께 말씀드리라. 성폭행은 친인척 사이에 빈번히 일어난다. 늘 경계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또 미성년자 누리꾼이 성인등급 영화를 받아봤다고 걱정하자 “아동청소년 음란물만 아니면 된다. 그건 상관없다”고 답했다. ‘미성년자 음란물을 다운’에 대해선 “단속에 걸리면 잡혀간다. 그래도 걸릴 확률은 낮으니 걱정 말라”고도 했다.
‘걸그룹의 섹시코드가 사회의 혼란을 부추기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인간은 이성적 동물인데 섹시한 모습을 보고 자제력을 잃어 사회혼란을 일으킨다는 전제 자체가 잘못됐다. 사회혼란보다 사람들의 욕구해소에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다”고 썼다.
지난 19일 구속된 조씨는 지난 2018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텔레그램에 유료 대화방을 통해 미성년자 등에게 성 착취물을 찍게 협박하고 이를 유포해 금전적 이익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