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들어오는 입국자들을 상대로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전수조사한 첫날인 22일 19명의 확진 환자가 나왔다. 이날 유럽발(發) 입국자는 모두 1444명이었으며 이 중 유증상자는 152명, 무증상자는 1292명이었다. 유증상자 가운데 검사 결과 양성 반응을 보인 이는 11명이었고, 무증상자 중에서도 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무증상 확진자는 검역이 강화되기 전이었다면 그대로 국내 지역 사회로 유입돼 감염원이 될 뻔했던 사람들이다.
이 같은 결과는 미국 등 최근 감염 사태가 심각한 나라에서 들어오는 사람들에 대한 검역 강화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입증한다. 미국발 입국자 수는 약 3000명으로 유럽의 두 배다. 미국에선 최근 환자가 폭증해 총 환자 수가 4만3000명을 넘어섰다. 유럽발 입국자에 대해서는 22일부터 모두 진단 검사를 하고 음성 판정을 받은 사람들도 2주간 자가 격리 또는 능동 감시를 하고 있는 데 비해 미국발 입국자는 발열 여부와 문진 등을 통해 유증상자만 검사하는 데 그치고 있다. 유럽발 무증상 입국자들 사이에서 하루에만도 8명의 확진자가 확인된 점을 감안하면 입국 과정에서 걸러내지 못한 무증상 감염자들의 지역 전파 가능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을 비롯해 환자가 폭증하는 나라에서 들어오는 사람들 전원에 대해 전수조사를 서둘러야 한다. 입국자 전수조사 대상 확대는 재정과 행정, 의료 시스템에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다. 미국이 한국발 입국자에 대해 취하는 조치와의 비례성도 감안해야 한다. 그럼에도 방역은 하루라도 조치가 늦으면 눈덩이처럼 후과가 커질 수 있다.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이 급속도로 진행돼 190여 개국에서 35만 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국내에선 여전히 매일 100명 안팎의 신규 환자가 나오는 상황이다. 입국자 전수조사에 따른 부담을 감안하면 국내 확산세가 진정될 때까지만이라도 감염 사태가 심각한 나라로부터의 입국을 차단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