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입국자 몰려 검사역량 과부하 무증상자 자가격리로 방침 바꿔… 해외發 확진자 2차감염 사례도 국내 입국 많은 美, 환자 4만 넘어… “전수조사 확대를” 목소리 커져
2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22일 유럽발 입국자 중 유증상자 11명과 무증상자 8명의 코로나19 감염이 확인됐다. 무증상자 106명의 검사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23일 입국자 1203명도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어 확진자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유럽발 입국자의 약 90%는 내국인이다.
해외에서 감염된 후 국내에서 2차 감염으로 이어진 사례도 나오고 있다. 경기 수원시에 따르면 이날 50대 부부와 20대 여성 등 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17일 프랑스에서 귀국한 뒤 23일 확진된 20대 환자의 가족이다. 서울에서는 영국에서 돌아온 뒤 23일 확진 판정을 받은 여성(16)의 동생(15·여)이 추가로 감염됐다.
하지만 정부의 검역 역량은 벌써부터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22, 23일 유럽발 무증상 입국자는 임시생활시설 8곳에서 검사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과부하가 걸려 유증상자와 무증상자가 같은 공간에서 대기하는 등 혼란이 일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공항에서의 장시간 대기로 입국자들이 겪는 불편과 감염 우려를 최소화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결국 정부는 24일 오후 2시부터 유럽발 내국인 무증상자에 대해 ‘자가 격리 후 검사’로 방침을 바꿨다. 입국 후 3일 내 거주지 관할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는 조건이다. 하지만 무증상 입국자 중에서도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이라 전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유럽 입국자가 상당히 많아지고 다른 국가에도 검역 절차를 적용해야 할 상황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가장 실효성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공항 내 검역 지체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이동형 검역 부스인 ‘워킹스루(walking through)’ 선별진료소를 이르면 26일 오후부터 운영한다. 작은 부스 형태의 공간에 환자가 들어가면 의료진이 비대면 상태에서 검체를 채취하는 이동형 진료소다. 소독시간이 줄어 1명당 10∼15분 정도 걸리던 검사가 5∼7분으로 줄어들 수 있다.
위은지 wizi@donga.com·이소정 / 수원=이경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