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생 3명 영상 76편 찍어 檢, ‘와치맨’ 사건 원점 재수사
10대 청소년이 보안메신저 텔레그램의 이른바 ‘n번방’을 모방해 ‘제2의 n번방’을 개설하고 여중생을 협박해 동영상을 찍고 배포한 사실이 드러났다. 강원지방경찰청은 여중생의 성착취 동영상을 만들고 유포한 5명을 붙잡아 4명을 청소년성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24일 밝혔다. 주범은 ‘로리대장태범’이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A 군(19)이다.
A 군은 지난해 11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만난 이들과 함께 성착취 대화방을 만들기로 하고 ‘프로젝트N’이라는 이름까지 붙이고 범행을 모의했다. SNS를 매개로 여성들에게 접근해 자신들이 만든 피싱사이트를 방문하도록 유도했다. 이후 피싱사이트를 활용해 여성들의 신상정보를 빼냈고, 채팅을 하며 공개를 꺼리는 신상정보를 파악했다. 이 정보로 여중생을 협박해 성착취 동영상을 찍도록 했다. 여중생 3명은 이런 방식으로 동영상 76편을 찍어야 했다.
텔레그램 대화방을 통한 성착취 동영상 제작의 시초 격인 일명 ‘갓갓’에게서 n번방을 물려받아 운영한 ‘와치맨’ 전모 씨(38)의 선고 공판은 다음 달 9일 이후로 미뤄졌다. 지난해 10월 음란물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던 전 씨는 n번방을 통해 성착취 동영상을 제작 유포한 혐의가 밝혀지면서 지난달 추가 기소됐다. 지난해 4∼9월 텔레그램을 통해 전 씨는 1만 건이 넘는 음란물을 전시했으며, 이 중에는 아동 청소년의 신체 부위가 노출된 나체 사진과 동영상 100여 개가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전 씨 관련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전현민)는 24일 관련 사건을 원점에서 재수사하기로 하고, 수원지법에 변론 재개를 신청했다. 앞서 19일 검찰은 전 씨에 대해 징역 3년 6개월과 취업제한 7년 등을 구형했다.
춘천=이인모 imlee@donga.com / 수원=이경진 / 박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