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모자이크 해달라” 조주빈 ‘블레임룩’에 ‘휠라’ 당혹

입력 | 2020-03-25 10:54:00

텔레그램 성착취 대화방 운영자 조주빈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텔레그램 메신저에서 미성년자 등을 협박해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씨(25)가 25일 오전 모습을 드러내면서 입고 나온 옷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해당 패션 브랜드는 당혹감을 표하면서 모자이크 처리를 요청했다.

조 씨는 이날 오전 8시경 검찰에 송치되기 전 서울 종로경찰서를 나서면서 언론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자주색 상의를 입었는데, 패션 브랜드 ‘휠라’로고가 전면에 큼지막하게 쓰인 의상이었다. 이 모습은 실시간으로 방송과 유튜브 등을 통해 전국에 생중계됐다.

당장 국내 휠라 브랜드를 운영하는 ‘휠라코리아’는 비상이 걸렸다.

휠라코리아는 이날 오전 긴급 입장문을 내고 “주고객층인 10대와 특별한 소통을 이어오고 있는 저희 휠라는 이번일로 깊은 유감과 당혹스러움을 금할 수 없다”면서 언론사에 “휠라 로고를 모자이크 해줄 것을 정중히 부탁한다”고 전했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은 대상의 의상이나 소지품이 뜻하지 않게 관심 받는 것을 블래임룩(Blame look)현상이라고 부른다.

대표적인 예로 2016년 10월 국정농단 혐의로 검찰에 출석한 최순실 씨가 신었던 프라다 신발이 있다. 당시 시위대와 취재진이 엉켜 포토라인이 무너지면서 최 씨의 한쪽 신발이 벗겨졌고, 명품 브랜드 ‘프라다’ 로고가 드러났다.

1999년 희대의 탈옥수 신창원이 검거될 당시 입고 있던 티셔츠도 크게 유행한 바 있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미소니’ 모조품으로 알려진 이 티셔츠는 ‘신창원 티셔츠’로 불리며 젊은 층에서 인기를 끌었다. 

블레임 룩 현상으로 업체의 매출이 올라가기도 하지만 부정적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최순실 신발’ 이슈 때도 일부 백화점 매장에선 오히려 매출이 줄었다는 전언이 있다. 관련 상품의 단기적 판매량은 반짝 증가세를 보일 수 있지만, 자칫 브랜드 가치에 위협이 될 수 있어서 해당 업체에서도 마냥 반가운 일은 아니다.

한편 이날 조 씨는 이날 포토라인에서 특정 인물들의 이름을 언급하며 “저에게 피해를 입은 분들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멈출 수 없었던 악마의 삶을 멈춰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다른 모든 질문에는 일절 답하지 않은 채 호송 차량에 올랐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