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세 이하 '연령 제한'으로 1997년생 출전 불투명 김학범 감독 "연령 규정 정리 기다리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 세계적 대유행에 2020년 도쿄올림픽이 결국 내년으로 연기되면서 유일하게 ‘연령 제한’이 있는 남자 축구에 비상이 걸렸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4일(현지시간) 공식 성명을 통해 “토마스 바흐 위원장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도쿄올림픽 일정을 2020년 이후로 변경하되 늦어도 2021년 여름까지는 치르기로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도쿄올림픽의 1년 뒤 연기가 확정되면서 ‘연령 제한’이 있는 남자축구의 고민이 현실이 됐다.
올림픽 남자축구는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부터 23세 이하(U-23) 선수들만 참가하고 있다. 다만 와일드카드 제도를 통해 24세 이상 선수 3명을 추가로 출전할 수 있다.
올림픽이 내년으로 연기되면서 올해 23세 연령인 1997년생 선수들의 미래도 불투명해졌다. 도쿄올림픽 동메달 이상은 병역 특례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에 ‘연령 제한’ 규정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 1997년생 선수들은 이 기회를 잃게 된다.
특히나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무대에 오른 김학범호의 최종예선 23명 엔트리 중 무려 11명이 1997년생들이다.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최우수선수(MVP)에 뽑힌 원두재(울산)를 비롯해 이동준(부산), 이동경(울산), 송범근(전북) 등이 대표적이다. 올림픽 예선을 뛰진 않았지만, 후보군 중 한 명인 유럽파 백승호(다름슈타트)도 1997년생이다.
1997년생을 중심으로 팀을 꾸려온 김학범 올림픽대표팀 감독도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호주 올림픽대표팀의 그라함 아놀드 감독도 ‘연령 제한’을 24세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호주 언론 브리즈번타임즈를 통해 “도쿄 대회에 한 해 나이 제한을 23세에서 24세로 올려야 형평성에 맞다”고 밝혔다.
올림픽 ‘연령 제한’은 사실상 FIFA가 결정 권한을 쥐고 있다는 분석이다.
FIFA는 1988년 서울올림픽부터 U-23 도입을 주장했다. 그러다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부터 실시됐지만, 흥행 부진으로 와일드카드가 생겼다. 그 때문에 도쿄올림픽 연기에 따른 ‘연령 제한’은 FIFA의 입김이 크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협회 관계자는 “FIFA의 결정이 있기 전에 실무진을 통해 안테나를 세우고 다양한 정보를 얻어야 한다. 상황을 인지하고 협회 차원에서 어떤 행동을 취할지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