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자주국방으로 개척하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국산화 목표로 방위산업 육성… 한국형전투기 사업 적극 추진
초음속 항공기 T-50 개발
현재 선진국 수준으로 성장… 한국형 전투기 도입 앞둬

우리 손으로 개발한 전투기가 아군의 공격을 앞두고 적진을 제압한다. 제공권을 확보하자 곧바로 국산 무장헬기가 국산 기동헬기를 엄호하며 적진을 타격하고 병력을 투입해 순식간에 점령한다.
앞에서 소개한 가상의 작전 상황은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다. 현재 우리가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공권을 확보하는 전투기, 아군기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무장헬기, 병력이 탑승하는 기동헬기 모두 우리 손으로 직접 개발해 생산하고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이제는 국산 항공기를 해외에 수출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 신자주국방과 방위산업 육성-수출 산업화로 결실
1971년에 갑작스러운 주한미군 철수가 시작되자 안보 공백을 우려한 우리 정부는 자주국방의 초석이라고 할 수 있는 방위산업의 육성에 착수해 이전까지 군사원조에 의존했던 각종 무기체계의 국산화를 시작했다. 한국 공군이 야심 차게 착수한 한국형전투기(KFP) 사업은 노후 전투기를 대체하기 위해 시작한 사업이었지만 공군은 전력 증강과 더불어 우리나라 항공산업을 선진국 수준으로 육성한다는 큰 목표를 수립했다. 이러한 땀과 노력은 마침내 KF-16 전투기의 국산화와 병행해 최초의 국산 초음속 항공기인 T-50 고등훈련기의 개발 성공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KT-1 기본훈련기(왼쪽 사진)와 2019 ADEX(영공방어 임무 중인 FA-50 경전투기. 공군 제공 서울국제항공우주및방위산업전시회)에소개된한국형전투기 KF-X의모습.
■ 국산 항공기, 방산 수출의 대표 주자로 주목
앞서 살펴본 가상의 작전 상황에서 정확하게 임무를 수행하는 조종사는 우리 손으로 개발한 국산 항공기로 훈련을 받고 있다. 전투 조종사가 되기 위해서는 KT-1 기본훈련기, T-50 고등훈련기에 탑승해 고난도 비행훈련을 이수해야 한다. 이어 TA-50 전술입문기로 전투 임무수행에 필요한 기량을 실전적으로 연마해야 한다. 한편 T-50 고등훈련기를 기반으로 개조 개발한 FA-50 경전투기는 공군에 이미 납품돼 실제 영공방어 임무에 투입되고 있다.
우리 손으로 개발한 국산 항공기는 군 전력 소요 충족은 물론이고 우수한 성능과 적정한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수출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대한민국은 2001년 KT-1 기본훈련기의 첫 수출에 성공한 이후 지금까지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페루, 터키 등 7개국에 148대(T-50 계열 64대·KT-1 계열 84대), 약 4조 원 규모의 국산 항공기를 수출했다. 국산 항공기의 수출은 우수한 성능과 안전성, 후속지원 능력이 세계시장에서 입증을 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T-50은 초음속 고등훈련기로 대한민국의 항공기 개발 수준을 한 단계 높인 주역이자 현재 개발 중인 한국형 전투기 KF-X 사업의 토대다. 2011년 T-50의 인도네시아 첫 수출을 통해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6번째로 초음속 항공기를 수출한 국가가 됐다. 고등훈련기, 전술입문기, 경공격기 등 다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고성능·저비용의 가성비 높은 항공기를 찾는 동남아 시장에서 특히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영공방어 임무 중인 FA-50 경전투기. 공군 제공
■ 수출시장 차세대 주자, 국산 수리온 헬기
주요 7개국(G7) 등 선진국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던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항공기 개발은 물론이고 수출국 대열에 대한민국도 당당히 이름을 올리며 국격 제고와 함께 지상, 해상 무기체계 수출 확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자주국방이라는 임무 달성을 넘어 산업 발전과 수출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한국의 항공산업은 진정한 ‘신(新)자주국방’의 첨병이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다.
박지원 기자 jw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