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온라인 수업’ 운영안 논란
27일 교육부가 발표한 ‘원격수업’ 방안을 전해 들은 김모 씨(34)의 하소연이다. 초등학교 3학년 자녀를 둔 워킹맘 김 씨는 개학이 또 연기되는 것보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통해 진행한다는 수업이 더 큰 걱정이다. 김 씨는 “낮에 부모가 함께할 수 없는 아이들은 사실상 방치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날 교육부가 발표한 ‘원격수업 운영 기준안’에는 온라인으로 진행될 수업의 형태와 운영 방식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담겨 있다. 교육부는 원격수업도 정규 수업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교육계 안팎에선 학교와 교사, 학생 모두 원격수업 준비가 부족하다는 의견이다. 자칫 졸속 실시로 학습 질이 저하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맞벌이 및 조손가정 등 학교 시간표에 맞춰 일일이 학습관리를 해줄 보호자가 없는 학생들은 학습 공백에 따른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온라인으로 진행돼도 ‘출석 확인’은 해야 한다. 교사는 문자메시지, 유선 통화, 학습관리시스템(LMS)을 통해 실시간 출석관리를 할 수 있다. 정해진 시간에 학습하지 못한 학생은 추후 학습 결과 보고서나 학부모 확인서를 제출해 출결 처리를 하면 된다. 하지만 하루 종일 수업을 안 들으면 ‘결석’으로 간주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중간·기말고사와 같은 평가는 실제로 학교에 등교하는 ‘출석 수업’이 재개된 이후 하는 것이 원칙이다. 원격수업을 하면서 제출한 과제를 점수에 반영할 경우, 부모의 ‘대리 작성’ 등 편법 가능성이 있어서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저학년의 최대 집중시간은 10∼20분인데, 교사 한 명이 온라인으로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하면서 학생들을 관리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대전의 한 고교 교사는 “고등학교는 선택과목이 100개가 넘는데 전부 온라인 강의로 진행하는 것은 어렵다”고 비판했다.
교육부는 앞으로 원격수업을 보완할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우선 스마트 기기가 없는 학생들이나 저소득층 다자녀 가구를 중심으로 기기 대여 서비스를 시행한다.
개학 추가 연기 여부는 다음 주초에 결정된다. 유치원의 개학과 대학입시 일정 조정안도 다음 주에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김수연 sykim@donga.com·강동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