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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까지 변칙… 與, 지역구 1명 보내 비례 기호서 정의당 밀어내

입력 | 2020-03-28 03:00:00

[총선 D―18]
더불어시민당 비례 앞번호 얻으려 후보등록 마감일까지 의원 꿔주기
지역구 5명 채워 기호5번 받아
통합당도 비례7명 제명해 이적… 선거보조금 노린 추가 파견 가능성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은 4·15총선 후보 등록 마감일인 27일까지도 막판 ‘의원 꿔주기’ 작업을 벌였다. 유례없는 위성정당의 난립 속에 비례대표 후보 투표용지상 득표에 유리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거대 양당의 마지막 ‘꼼수’ 대결이 이어진 것이다.

이날 민주당은 윤일규 의원(충남 천안병·초선)이 전날 밤 제출한 탈당계를 처리해 더불어시민당으로 파견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더불어시민당은 윤 의원에 앞서 민주당을 탈당해 이적한 5선 이종걸 의원과 초선인 신창현 이규희 이훈 의원 등을 포함해 5명의 지역구 의원을 확보해 전국 통일기호를 받을 수 있게 됐다.

공직선거법 150조에 따르면 지역구 의원을 5명 이상 보유하거나 최근 대선, 총선, 지방선거에서 득표율이 3%가 넘었던 정당은 현재 의석수 순으로 전국 통일기호를 받을 수 있다. 더불어시민당은 이미 민주당으로부터 비례대표 3명(심기준 정은혜 제윤경 의원)도 파견받아 총 8명의 현역의원을 확보한 상태다. 현역 의원 6명인 정의당보다 앞선 전국 통일기호를 받을 수 있게 된 것. 이에 따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집계상 전국 통일기호는 민주당(120석)이 1번, 통합당(95석) 2번, 민생당(20석) 3번, 미래한국당(17석) 4번에 이어 더불어시민당(8석) 5번, 정의당(6석) 6번이 됐다.

민주당은 현역의원 추가 파견은 없다고 밝혔다. 송갑석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총 8명이 이적해 더불어시민당이 기호 5번, 투표용지상 세 번째가 됐는데 그거면 됐다”며 “더 보낸다고 하면 통합당과 기호 순번 경쟁을 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어 그렇게 하진 않기로 했다”고 했다. 당 지도부는 지역구 의원 한 명을 추가로 이적시키기 위해 전날까지 윤 의원 외에도 원혜영(5선) 손금주(초선) 의원 등을 설득했지만 이들이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지도부로부터 이적을 권유받은 의원들 상당수가 부담스러워했다”고 전했다.

통합당도 이날 김규환 김순례 김종석 문진국 윤종필 김승희 송희경 등 비례대표 의원 7명을 제명하고 미래한국당으로 이적시켰다. 이를 위해 통합당은 전날 밤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이들을 제명하는 절차를 밟았다.

통합당의 막판 ‘보태기’로 미래한국당의 현역 의원 수는 기존 10명에서 17명으로 늘어났다. 기호는 4번이지만 1번 민주당과 2번 통합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기 때문에 비례대표 후보 투표용지상에선 3번 민생당에 이어 두 번째 칸을 차지하게 됐다. 미래한국당 관계자는 “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이 지역구 후보 투표용지와 비례대표 후보 투표용지에서 모두 두 번째 칸을 받기 때문에 선거운동이 수월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투표지 상단에 들어가면 득표할 때 현실적으로 도움이 된다”며 “미래한국당으로 이적한 의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원 대표는 교섭단체 구성을 위해 추가로 통합당으로부터 의원을 영입할 수 있다고도 밝혔다. 20석 이상의 의석을 확보하면 교섭단체 지위를 받게 돼 선거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원 대표는 “오늘은 추가 이적 의원이 없지만 30일(선거보조금 지급일)까지는 가능성을 닫은 게 아니다. (추가 이적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선관위는 30일 총 440억 원의 선거보조금을 지급하는데, 교섭단체들에 총액의 50%(220억 원)를 균등 분배한다. 5석 이상 20석 미만 정당은 총액의 5%(22억 원)씩, 의석이 없거나 5석 미만인 정당은 2%(8억8000만 원)씩 받는다. 미래한국당이 30일까지 20석 이상을 확보하고 민생당이 현 의석수(20명)를 유지하면 원내 교섭단체는 민주당, 통합당을 포함해 총 4곳이 돼 각각 55억 원씩 받게 된다.

김지현 jhk85@donga.com·조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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