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돕는 먹거리창업센터 3년… 작년 2월 입주 무궁화식품연구소
“개발부터 디자인까지 조언 큰 힘”… 감자 전문 ‘록야’ 매출 倍로 뛰어
46곳 입주, 2년간 지원 받아… 사업파트너 구할수 있는것도 장점

김미정 무궁화식품연구소 대표가 자신이 개발한 무궁화 꽃차를 주전자에 우려내 찻잔에 따르고 있다. 무궁화식품연구소는 현재 서울먹거리창업센터에 입주해 있는 스타트업 가운데 하나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서울먹거리창업센터는 농식품 분야 스타트업이 고부가가치 상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2016년 12월 서울시가 설립했다. 1547m² 규모에 사무공간과 회의실, 시제품을 실험하고 제작할 수 있는 주방 등을 갖췄다. 센터에 입주한 기업들은 2년간 이 시설들을 무료로 이용한다. 이뿐만 아니다. 법률 및 세무회계, 지식재산권 출원 등의 창업교육과 투자 유치, 마케팅 등 멘토링과 컨설팅도 지원한다. 현재 46개의 스타트업이 이곳에 입주해 있다.
무궁화 꽃차를 생산하는 스타트업 ‘무궁화식품연구소’는 지난해 2월 센터에 입주했다. 김미정 대표는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 논문을 쓰기 위해 기능성 약용 재료를 연구하다 무궁화의 매력을 발견했다.
신생 회사가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센터의 시설 지원과 함께 김 대표의 아이디어를 뒷받침해주는 센터의 멘토링이 큰 역할을 했다. 김 대표는 “최근에는 무궁화차 선물세트 디자인을 개발하고 있는데, 디자인에 제품의 정체성을 담기가 쉽지 않아 고민이 컸다”며 “센터장이 자신의 일처럼 적극적으로 조언을 해줘 하나씩 풀어가고 있다”고 했다.
식품 판매 방식을 바꾸는 아이디어로 창업한 입주 기업도 있다. 지난해 6월 센터에 들어온 스타트업 ‘그랜마찬’은 현재 스마트무인판매냉장고를 개발해 올 5월 상용화를 앞뒀다. 각 회사 사무실을 비롯해 공유오피스, 피트니스센터 등에 무인판매냉장고를 설치해 덮밥 메뉴나 브리토 등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양질의 식품을 공급한다는 콘셉트다.
구교일 그랜마찬 대표는 센터의 가장 큰 장점으로 사업 파트너를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센터에 식품 분야 특화 스타트업들이 모여 있어 무인판매냉장고를 통해 판매할 식품 공급사를 쉽게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그랜마찬은 센터의 한 스타트업과 계약을 맺고 단백질바를 론칭해 판매하기로 했다.
구 대표는 “어떻게 시장을 설득할지, 기존 서비스와 어떻게 차별화할지 마케팅부터 사업화전략, 홍보 등 분야별 멘토링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올해 하반기 서울먹거리창업센터를 강동구로 이전하고 지원 규모도 확대할 예정이다. 그동안 연간 50개사가 입주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 70곳으로 늘린다.
센터 관계자는 “새로운 시설에는 ‘농식품 R&D Lab(연구개발 실험실)’도 조성해 전문 장비를 갖추고 자가품질검사가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라며 “기업의 사업 비용과 제품 개발 기간을 단축해 더 많은 제품이 선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