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다시 희망으로 - 굿네이버스 마스크-생필품 담은 구호물품 전달… 결식아동에겐 도시락-밑반찬 지원 전국 취약계층 피해 최소화에 총력 다음달 ‘마음건강 프로젝트’ 진행… 불안감 달래는 ‘심리 방역’도 실시
대구 서구에 살고 있는 발달장애 아동 김모 군(16). 학교 방과 후 수업을 통해 돌봄을 받을 수 있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개학까지 연기돼 돌봐줄 곳이 마땅치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김 군의 어머니도 골절로 인한 수술을 받아 당장 아이에게 음식을 먹이는 일도 커다란 어려움에 처했다. 김 군이 받아왔던 심리치료, 언어치료와 같은 발달재활 서비스도 코로나19로 모두 중단된 상황. 모자에게 한 줄기 도움의 빛이 전해졌다. 굿네이버스가 긴급구호물품으로 도시락을 지원해준 것이다. 김 군의 어머니는 “수술 후 애들 먹을 것을 마련하는 것부터 걱정이 컸는데, 보내주신 도시락 덕분에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는 데 큰 힘이 됐다”고 고마워했다.
마음건강키트 중 하나인 컬러링북에 색칠을 하는 모습.
국제구호개발 비정부기구(NGO) 굿네이버스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가정과 아동을 대상으로 긴급구호 사업에 나섰다. 지원 대상 아동은 굿네이버스 사업 지원 아동 4081명, 지역사회 복지 사각지대 아동 6만2108명 등 총 6만6189명이다.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됨에 따라 굿네이버스는 1차 지원으로 면역력이 낮은 전국 취약계층 아동의 안전한 보호를 위해 마스크 14만8700개, 손소독제 1만2155개, 코로나19 예방키트 1만9178개를 전달했다. 또한 경북지역 의료종사자 및 지원 관리 인력 1540명에게 감사키트를 나눠줬고, 4월 초까지 대구지역을 중심으로 의료진 방호복을 1만2000장 지원할 예정이다.
2차 긴급 생계지원을 통해 전국 복지 사각지대 아동을 대상으로 생필품 키트 5479개를 전달했다. 또한 결식 위기에 놓인 대구경북 지역 아동 1336명에게는 도시락과 밑반찬을 전달하는 ‘희망찬 지원’을 진행했다. 추가적으로 코로나19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정에 생계비도 전달할 계획이다.
대구 달서구에 살고 있는 초등학교 6학년 이모 양(13)의 아버지는 전국을 다니는 일용직 근로자로 몸이 아파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 혼자서 아이를 돌보고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해 학교는 물론 장을 보러 밖으로 나갈 수도 없던 이 양과 할머니는 굿네이버스로부터 생필품 키트, 마스크를 지원받아 큰 걱정을 덜었다.
경기지역에 있는 학대피해 아동들의 쉼터에 살고 있는 7명의 아이들은 코로나19로 인해 개학이 미뤄지고, 외출이 어려워 하루 종일 그룹홈에서만 지낸다. 특히 늦은 오후가 되면 아이들의 지루함이 극에 달해 더욱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굿네이버스는 그룹홈 아이들을 위해 ‘마음건강키트’를 전달했다. 키트가 도착하자 아이들은 하나씩 드러나는 물품들에 탄성을 질렀다. 아이들은 컬러링북을 이용해 색연필을 골라 색칠하기 시작했다. 한 아이씩 자신이 색칠한 것을 들고, 그림을 선택한 이유, 색칠을 하면서 느낀 점 등을 소개한 후 다른 아이들로부터 피드백을 받았다. 그룹홈 관계자는 “아이들이 예술 매체를 통해 감정을 표현하며 자신감을 갖게 됐고, 코로나19로 인한 불안한 마음을 걷어냈다”고 고마워했다.
이처럼 굿네이버스는 취약계층 가정과 아동복지시설 아동 1700여 명에게 마음건강키트를 지원했다. 컬러링북, 점토놀이, 사용안내서 등으로 구성된 마음건강키트를 통해 아동이 쉽고 재미있는 방법으로 안정감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개학을 앞둔 4월부터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굿네이버스 마음건강 프로젝트 ‘안녕! 마음아’ 동영상도 배포할 예정이다. 신체적 안정감 도모와 부정적 정서 완화를 위한 호흡법 등이 담긴 마음건강 동영상을 통해 감염병으로 인한 두려움과 불안감 해소에도 앞장설 계획이다. 마음건강 프로젝트 동영상은 굿네이버스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양진옥 굿네이버스 회장은 “앞으로도 전국 52개 지부 112개 사업장을 통해 도움이 필요한 가정을 모니터링하고 즉각적인 지원을 펼쳐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굿네이버스에는 3월 26일 기준으로 총5만8000여 명 28억 원의 성금이 모여 긴급구호 지원 규모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티앤씨재단 등 단체와 기업, 연예인, 프로스포츠 선수, 그리고 많은 개인후원자가 기부에 동참했다. 배우 소지섭, 김고은, 수지, 정려원, 아이유, 김희선, 이승기, 몬스타엑스, 고아라, 주원, 축구선수 손흥민 등도 코로나 극복을 위한 마음을 보탰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