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다시 희망으로 - 밀알복지재단 롯데하이마트-사조대림 등 기업 후원 물품 마스크-생필품-식료품 등 담은 구호상자 전국 취약계층 가정 전달… 2만곳 추가 지원 “복지 사각지대 생기지 않게 최선 다할 것” 긴급구호 동참할 개인-기업-단체 모집도
밀알복지재단이 코로나19 감염취약계층을 대상으로긴급구호사업을 실시한다. 밀알복지재단 제공
“주민센터에서 받은 마스크도 떨어져 가고 약국이나 우체국에서 판다고는 하지만 아픈 아이를 집에 두고 다녀올 수가 없어서 걱정이 많았어요. 그러던 중에 지금 당장 꼭 필요한 물건을 담은 ‘힘내요 키트’를 보내주신 거예요. 감사한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죠. 지금 받은 도움을 꼭 나중에 어려운 사람에게 보답할 수 있는 아이가 되도록 건강하게, 바르게 잘 키우겠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며칠째 집에만 있던 김미진(가명·48) 씨가 오랜만에 현관문을 열었다. 문 앞에는 커다란 박스 몇 개가 놓여 있었고 그 안에는 아동용과 어른용 마스크, 손 소독제 등 위생용품이 들어있었다. 한동안 장을 보지 않아도 될 만큼 충분한 식료품도 있었다. 김 씨가 이날 받은 상자는 코로나19 극복의 염원이 담긴 ‘힘내요 키트’다. 밀알복지재단이 대구경북 지역에 전달 중인 이 키트는 국민과 기업의 성금으로 만들었다. 모두가 어려운 시기, 힘을 내 이 위기를 극복하자는 의미까지 담았다.
‘힘내요 키트’를 받은 김 씨는 기초생활수급자로 홀로 두 아이를 키우고 있다. 첫째 현주(가명·8)는 뇌병변장애를 앓고 있다. 태어난 이후 집보다 병원이 더 가까웠던 아이다. 누워있는 것 외에는 혼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현주는 매주 네 번 병원을 찾아가 재활치료를 받는 게 일상이다. 갑작스러운 경기나 고열로 구급차를 타고 응급실을 찾는 일도 많았다. 면역력이 약해 비장애인은 가볍게 넘기는 질병도 현주에겐 생사를 오가는 큰 병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코로나19가 터졌다.
♥ 취약계층 가정에 코로나 극복 긴급구호키트 전달
밀알복지재단(이사장 홍정길)은 코로나19 국내 발발 초기부터 장애아동 등 취약계층 가정에 긴급구호 키트를 전달하고 있다. 오랜 투병 생활로 면역력이 낮아진 장애아동들의 경우 코로나19 감염 시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로나19 사망자 대부분은 기저질환이 있는 이들이었다.
이에 재단은 감염 예방을 위해 지원이 필요한 장애아동 가정을 대상으로 긴급구호 키트를 제작해 전달하기 시작했다. 키트에는 감염 예방의 기본 물품인 마스크와 손 소독제는 물론이고 면역력 강화를 위한 홍삼과 비타민, 영양제까지 담았다. 또 사태가 장기화될 것에 대비해 식료품과 기본적인 생필품을 더했다. 키트는 롯데하이마트와 사조대림, 고려기프트, 이지텍 등에서 기부한 물품과 대구경북 지역의 안타까운 소식에 마음을 전한 시민의 후원금으로 마련했다.
재단은 감염 예방을 넘어 코로나19 종식 후 예견되는 피해까지 극복할 수 있도록 종합적 지원을 한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로 건강이 악화된 저소득층 장애아동에게는 재활치료비와 수술비를 지원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가정에는 긴급생계비를 지원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코로나19 피해를 입은 장애가정이 무너진 일상을 되찾을 수 있도록 심리적, 사회적 지원도 진행한다.
밀알복지재단 관계자는 “재단은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가장 취약한 장애인, 특히 장애아동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감염 예방 키트 배분과 생계 지원, 추후에 발생할 수 있는 피해까지 회복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정부의 손이 닿지 않는 복지 사각지대 취약계층의 사람들을 살피고 지원해 빠른 시일 내에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 ‘힘내요 우리’ 캠페인 함께할 개인-단체 찾습니다!
밀알복지재단은 1993년 설립돼 장애인, 노인, 지역사회 등을 위한 51개 운영시설과 8개 지부를 운영하고 있으며 해외 14개국에서 아동보육, 보건의료, 긴급구호 등 국제개발 협력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2009년, 2014년에는 삼일투명경영대상에서 각각 ‘장애인 부문 대상’, ‘종합 대상’을 수상해 투명성을, 2018년에는 서울시복지상 장애인권 분야 우수상을 수상하며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2015년에는 유엔 경제사회이사회(ECOSOC)로부터 ‘특별 협의적 지위’를 획득하며 글로벌 비영리기구(NPO)로서 지위와 위상을 갖췄다.
박서연 기자 sy0091@donga.com